"반도체만 6억 받겠다고?"…삼성전자 파업 앞두고 노조 탈퇴 는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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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가 DS부분만 챙기는 마당에 더 가입해 있을 이유가 없다."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반도체 부문 조합원만 배려했다는 불만이 비등해지면서 비(非)반도체 부문 소속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 사례가 늘고 있다.

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조합원을 위한 협상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조합원들의 탈퇴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 등을 종합하면 3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글이 급증하고 있다.

종전에 하루 100건 미만이었던 탈퇴 신청 건수는 지난달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4월 29일엔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탈퇴 움직임은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의 인증 릴레이로 확인되고 있다.

탈퇴한 조합원들의 불만사항은 초기업노조가 DS 부문 조합원의 이해관계만 우선시하면서 다른 부문 조합원 요구에는 귀를 닫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유일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의 약 80%가 DS 부문 직원들이며 이들이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파업을 앞두고 DS 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대해선 아무런 요구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요구대로면 삼성전자 DS 부문 임직원이 올해 1인당 6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동안 DX 부문 임직원은 성과급은커녕 고강도 사업 재편의 '칼바람'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최근 노조가 조합비를 기존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기로 하고, 파업기간 활동할 스태프를 모집하며 수당 300만 원 지급 등을 내건 점도 갈등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DX는 챙기지도 않는데 지도부 소송비를 충당하는 걸 넘어 스태프들에게 선심까지 쓰라고 조합비를 올려줘야 하나"라는 반응이다.

다만, 전체 7만 4000여 명의 초기업노조 조합원 중 DX 소속은 약 20%로 소수인 만큼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직격했다. 이어 "나만 살자가 아니라 노동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의식과 연대의식이 필요하다"며 일부 노조의 과도한, 부당한 요구를 지적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정작 삼성전자 노조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다. 30% 달라고 하니"라고 답했다. 이어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15%)으로 해야 하는데"라고 덧붙여 LG유플러스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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