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탓?…경남 노후차 폐차·전기차 등록 ‘껑충’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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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신청 76% 증가
경유차 조기 폐차는 54% 올라
유가 부담 느껴 교통수단 전환
창원 자전거 이용 급증하기도

경남 창원시청 내 전기차 충전 모습.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청 내 전기차 충전 모습. 창원시 제공

중동 전쟁으로 국내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경남에서는 노후 경유차 폐차율과 전기차 보급률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유류비 절약을 목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감지된다.

3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기차(승용·화물차) 보급사업 지원금 신청 건수가 총 30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32건 대비 1329건, 76.7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비교적 규모가 큰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 △창원이 567건에서 923건(62.7% 증가) △김해는 403건에서 580건(43.9%) △양산 296건에서 550건(85.8%) △진주 256건에서 583건(127.7%) △거제 141건에서 377건(167.3%) 등이다. 전기차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군 단위는 상대적으로 그 수치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보조금 증가와 함께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수치도 오름세다. 지난 3월 초 도내 조기 폐차 지원금 신청은 2084건이었으나, 월말에는 3215건으로 뛰었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54.2%나 폭증한 것이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 743건에서 1246건으로, 4등급 차량은 1287건에서 1902건으로 늘어났다. 5등급 차량 지원 정책이 올해를 끝으로 종료되는 사정도 한몫했다.

오래된 내연기관 차량을 폐차하고 전기차를 사들이는 분위기는 고유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도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연되면서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고 곧 국제 유가 상승으로 연결되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 도민들이 전기차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국석유정보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 기준 3일 경남의 주유소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2003.18원, 경유는 1999.68원이다. 지난 3월 같은 날보다 휘발유는 2.1%, 경유는 1.86%가 올랐다. 국내 유가는 중동 전쟁 직후 3월부터 가파르게 오르더니 현재 고점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반대로 전기차 충전 요금은 인하된다. 정부는 최근 ‘전기자동차 공공 충전시설의 충전요금 체계 개편안’을 내놨다. 기존 충전기 출력 기준 100kW 이상·미만으로 구분돼 있던 공공 충전요금 체계를 5단계로 세분화하는 게 골자다. 이 경우 대부분이 이용하는 30kW 미만 구간 완속 충전요금은 kWh당 324.4원에서 294.3원으로 낮아진다.

경남 창원시 도심에서 무인대여 공영자전거 시스템 누비자를 이용하는 시민들 모습.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도심에서 무인대여 공영자전거 시스템 누비자를 이용하는 시민들 모습. 창원시 제공

특히 전국 최초 무인대여 공영자전거 시스템인 ‘누비자’가 도입된 창원에서는 아예 차량 자체를 운행하지 않는 경향도 보인다. 올 3월 초부터 현재까지 ‘누비자’ 이용률이 19.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창원 ‘누비자’는 하루 이용권이 1000원, 연간 이용권은 3만 원으로 대중교통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큰 등락 없던 경남의 전기차 보조금 신청률이 고유가 여파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유류비 절감을 위한 교통수단 다변화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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