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연예인보다 유튜버” 금융권 광고 트렌드 바뀐다
레거시 미디어 소비 감소 추세
젊은 층 겨냥 유튜브 홍보 무게
우리금융-충주맨 ‘협업 효과’
농협-기안84, 공동 제작 검토
BNK도 크리에이터 섭외 고민
금융지주사들이 톱스타를 앞세운 TV 광고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은 ‘충주맨’ 김선태가 우리금융지주와 협업한 홍보 영상. 유튜브 영상 캡처
우리금융지주가 ‘충주맨’으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김선태와 협업한 유튜브 콘텐츠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금융권 광고 전략의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10억 원 대 비용으로 톱스타를 앞세운 TV 광고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터와 협업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지역 은행도 지역성과 지역 은행 이미지와 부합하는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은 젊은 고객층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에서 ‘도달률’보다 ‘공감’과 ‘확산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광고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충주맨’ 김선태와 우리금융지주의 협업이다. 공무원 퇴직 후 첫 협업 대상으로 우리금융을 택한 그는 특유의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콘텐츠를 통해 금융 브랜드를 풀어냈고, 해당 영상은 지금까지 5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전통적인 은행 광고와는 결이 다른 접근이지만,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김선태 전 주무관과 협업에 우리금융이 편당 억대의 금액으로 계약을 했다는 말이 들리지만, 유명 연예인 모델 기용에 10억 원 이상을 써왔던 기존 광고들을 뛰어넘는 광고 효과를 거뒀을 것으로 본다.
NH농협은행은 인기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단순 광고 모델 기용이 아닌 콘텐츠 공동 제작 형태를 검토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의 문상훈, ‘피식대학’의 김민수 등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단순한 광고 콘텐츠를 제작하기보다는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업했을 때 신선함과 높은 메시지 전달력 등이 고객들에게 더 큰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해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금융권도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그동안 먹방 유튜버 아미와 치어리더 목나경 등 지역 크리에이터와 꾸준히 협업을 진행해 온 BNK금융지주는 지역성과 BNK금융의 기업 이미지, 상징성에 부합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를 섭외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BNK금융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지역 출신 유명 크리에이터의 이름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충주맨’ 김선태가 퇴직 후 처음으로 선택한 곳이 우리금융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파급력과 광고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은행들이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광고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내부적으로 이러한 트렌드에 맞는 광고와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광고 전략 변화의 주요 요인을 금융 고객층의 고령화와 신규 고객 유입 둔화, 203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의 필요성 등에서 찾는다. TV 등 레거시 미디어는 젊은 층의 체류 시간과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반면, 유튜브와 SNS가 소비 시간이 늘어나며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는다.
비용의 측면에서도 톱스타를 활용한 TV 광고에 비해 크리에이터 협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조회수와 파급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확산 구조는 젊은 타깃 고객에게 보다 정밀하게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선호하는 트렌드 변화도 있다.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광고형 콘텐츠인 ‘브랜디드 콘텐츠’가 대세가 되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통적 방식의 광고보다 재밌는 스토리를 담고, 소비자들이 이를 자발적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신뢰와 호감을 불러일으켜 광고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노출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공유하는 콘텐츠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크리에이터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