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봄, 마음의 봄보다 늦게 온다 [질병과 건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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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송정가정의학과 원장·전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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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서 봄으로 변하는 환절기에는 건강 이상이 잘 생긴다. 환절기가 봄이기도 하지만 겨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침은 겨울로 시작하는데, 점심이 되면 봄이 된다. 저녁이 되면 다시 겨울이 된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계절 변화를 하루에 경험할 수도 있다. 봄에 맞추어 변하고 있는데 갑자기 겨울로 변하면서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환절기가 시작될 때 건강 이상은 추위 때문에 생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추위 그 자체가 아니다. 날이 포근해졌다고 따뜻한 옷을 일찍 벗는 것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이완되던 근육이 다시 긴장한다. 코나 목의 점막 혈관이 수축한다. 혈액 순환이 줄어든다. 점액 분비가 줄어든다. 점액이 마르면서 면역 세포가 약해진다. 환절기의 건조한 날씨도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환절기에 감기에 잘 걸리는 이유이다.

환절기에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너무 일찍 가벼운 옷을 입지 않아야 한다. 환절기에 옷을 어떻게 입을지 고민을 한다면 간단하게 판단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춥게 느껴지지 않도록 입어야 한다. 근력이 감소된 노인이나, 체지방이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지방의 보온 효과를 따뜻한 옷으로 보충해야 한다.

포근해지면 건강은 따뜻해진 날씨에 몸이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좌우된다. 해가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몸에 변화가 생긴다. 밤이 짧아지면서 수면이 부족해진다. 식사 후에는 혈액이 위장관으로 몰리면서 식곤증이 생긴다. 모두 몸이 계절에 적응해 가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충분한 휴식, 적당한 운동, 산책을 통한 기분 전환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

환절기의 건강 이상은 마음과 몸의 봄 날씨에 대한 적응 기간 차이 때문에 생긴다. 봄을 빨리 맞고 싶어 하는 마음과 생리적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몸의 시간적 불일치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 환절기에 접어드는 시점에는 아직 추위가 남아 있는데 옷을 일찍 벗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에 감기에 걸린다. 환절기 끝나가는 시점에는 따뜻해졌는데도 아직 계절에 대한 적응을 마치지 못한 몸 때문에 춘곤증이 생긴다. 마음이 먼저 봄에 적응하고 몸은 나중에 적응한다.

환절기 질병은 사람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환절기에 몸속에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도 자연의 거대한 흐름 속에 일어나는 계절적 변화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춘곤증 호발 시기가 끝날 즈음이 되면 봄은 완연해진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완전히 봄의 일부가 된다. 계절이 깊은 봄에 도달한다.

환절기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충분히 수면을 취해야 한다. 적절히 운동을 해야 한다. 늘어난 활동을 돕기 위하여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제철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천천히 산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숲길을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몸과 마음으로 생명 넘치는 봄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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