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시한 임박한 美·이란, 극적 합의와 확전 갈림길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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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상선 나포에 이란 보복
휴전 협정 위반 책임 공방 격화
양측 2차 협상 성사 여부 불투명
불확실 국면 지속, 유가 재급등

1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연합뉴스 1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이틀 앞둔 19일(현지 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이란 화물선에 발포하고 나포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란도 즉각 보복에 나서면서 휴전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양측이 협상 재개와 확전의 갈림길에 섰다. 20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2차 대면 협상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만에서 미국의 해상봉쇄를 뚫으려는 이란 화물선을 저지하고 미국 수중에 뒀다고 밝혔다. 또 미 해군이 이란 화물선에 발포하고 나포했다고 했다. 미국이 해협에서 대이란 봉쇄를 개시한 이후 무력을 동원해 이란 선박을 저지한 사례가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앞두고 이를 종용하는 차원에서 ‘이란 선박에 발포 및 나포’라는 무력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의 하탐 알안비야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했다. 이란은 자국 화물선 나포에 대응해 미군 군함에 무인항공기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2차 협상은 휴전 종료 직전 사실상 마지막 담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했고 그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며 “그러지 않으면 미국은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릴 것이다. 순식간에, 손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효, 이란의 해협 개방 발표로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 봉쇄를 유지하기로 했고, 이란은 이를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면서 호르무즈 봉쇄를 재개했다. 이곳을 지나려던 인도 선박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의 공격을 받고 회항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상대방을 향해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 인프라 공격에 나선다면 8주 차를 맞은 중동 전쟁은 종전이 아닌 확전으로 번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될 예정인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 성사 여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2차 협상이 이뤄진다면 이번에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 유지 여부와 핵물질 반출, 해협 개방 등이 쟁점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선박 발포가 이란 군부를 자극하면서 협상 재개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이 협상에 맞춰 20일 저녁 이슬라마바드에 가 있을 것”이라고 했으나 이란에서는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표단 파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20일 협상을 강행하다 재차 기습적 공격 재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반적 상황이 불투명하지만 미국 정부 내에서는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괜찮게 느끼고 있다. 합의의 기본 틀이 잡혔다. (협상 타결을) 완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말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답보하는 모양새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20일 오전 8시 30분 현재 전장 대비 6.14% 급등한 배럴당 95.93달러를 나타냈다.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0.01달러로 전장 대비 7.35% 뛰어올랐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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