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현수막을 떼며 깨달은 건강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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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가고 오십 대 후반의 나이가 되었다. 경비원으로 일하던 어느 날, 별안간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초저녁부터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잠도 오지 않았다. 가슴 통증과 불면증이 왔다. 대형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 심실성 빈맥, 수축 기능부전을 동반한 울혈성 심부전이라는 질환을 얻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병상에 누웠다. 한숨이 절로 났다. 다행히 수술하고 난 후 맥박이 조절됐다. 남들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퇴원 후 더 이상 밤 근무를 할 수 없게 됐다. 대신 맡게 된 일이 건물 주변을 돌며 날짜가 지난 현수막을 철거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창피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하루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그만큼 날짜 지난 현수막으로 인해 민원이 쌓인다. 현수막 거치대는 1층에서 5층까지 이어져 있어, 늘 위험을 감수하며 조심스럽게 철거해야 했다.

그럼에도 일을 계속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곳곳에 걸린 현수막을 철거하면 주변 환경도 좋아지고 거리에 활기가 돈다. 어느 순간 주민들은 나를 ‘현수막 아저씨’라고 부르며 사탕을 건네기도 한다. 현수막 내용을 보며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고 많은 지식이 쌓였다.

평범함을 잊고 살다가 심장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특히 야간근무처럼 불규칙한 생활을 하기 쉬운 환경에서는 작은 이상 신호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현기증, 두근거림, 호흡곤란을 자주 느끼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어느 날 갑자기 부정맥이 오지는 않는다.

야간근무 노동자들의 건강 관리와 근무 여건에 대한 관심도 더 필요할 것 같다.

송하균·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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