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통일교 의혹' 무혐의에 사건 책임자 ‘법왜곡죄’ 고발 [수사 축소 논란 후폭풍]
지난해 12월 경찰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날 전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교단체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모두 불송치 처분했다.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합수본 책임자들이 ‘법왜곡죄’ 등의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수사 축소 논란이 일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10일 “전 의원의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 및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하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2018년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이듬해에는 산하 학교 이전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자서전 구입 대금 1000만 원을 수수한 의혹도 받았다.
합수본은 2018년 8월 천정궁 방문 당시 금품이 건네진 것으로 의심하고 압수수색 등을 벌였다. 통일교 측 비서실장이 785만 원 상당의 시계를 구입했고, 전 의원 지인이 이를 수리 맡긴 사실은 확인했다. 그러나 합수본은 “실제 수수 여부를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액수 산정 시 뇌물죄 공소시효(3000만 원 미만 시 7년)도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현금 수수나 자서전 강매 의혹 역시 구체적인 청탁이나 대가성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함께 의혹이 제기됐던 임 전 의원과 김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측과 일정한 관계를 유지한 사실은 인정되나, 관련자 진술 외에 금품 수수를 뒷받침할 물증이 없어 무혐의 처분됐다. 금품 제공 혐의를 받던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도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반면 합수본은 전 의원의 보좌진 4명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의혹이 보도되고 경찰의 압수수색이 예상되자 부산 지역구 사무실 PC를 초기화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합수본은 전 의원이 이를 직접 지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12일 서울경찰청에 김태훈 합수본부장 등 수사 책임자들을 법왜곡 및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이 전 의원은 “‘금액을 특정할 수 없다’, ‘3000만 원 이상이라고 확정하기 어렵다’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기 위해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아니하여 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 의원 보좌진 4명이 사무실 PC 초기화 및 하드디스크 훼손 등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은 행위가 전 의원의 지시 없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 의원을 공범으로 보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보좌진 증거인멸 관련해서 전 의원을 공범으로 처분하지 않은 것은 특수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