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보이지 않아도 느낀다” -시각장애 무용수와 함께한 ‘빛’ 눈길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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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진피지컬씨어터 10주년 공연
감각 확장·현대무용 대중화 보여줘

지난 10일 오후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선보인 김남진피지컬씨어터 10주년 기념 공연 중 '빛'. 컨템포러리 서커스 퍼포머 김찬양과 시각장애 예술인 장해나가 호흡을 맞췄다. 김남진피지컬씨어터 제공 지난 10일 오후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선보인 김남진피지컬씨어터 10주년 기념 공연 중 '빛'. 컨템포러리 서커스 퍼포머 김찬양과 시각장애 예술인 장해나가 호흡을 맞췄다. 김남진피지컬씨어터 제공

안무가 겸 무용수, 그리고 배우로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김남진이 이끄는 김남진피지컬씨어터가 지난 10일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마련한 10주년 기념 공연은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무척이나 진심인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의지를 다시금 확인한 무대였다.

이날 공연은 김남진이 안무한 세 작품(날지 못하는 새, 빛, 흔들리는 땅)과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출신의 김영웅(현대무용)·강경호(창작 발레) 솔로 축하 무대까지 더해져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한 ‘무용 뷔페’를 맛 본 느낌이었다.

김남진이 안무하고 김찬양, 장해나가 호흡을 맞춘 '빛'. 김남진피지컬씨어터 제공 김남진이 안무하고 김찬양, 장해나가 호흡을 맞춘 '빛'. 김남진피지컬씨어터 제공

특히 신체의 극한을 사용하는 아크로바틱과 예술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컨템포러리 서커스 퍼포머 김찬양과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예술인 장해나가 호흡을 맞춘 ‘빛’ 공연은 ‘보이지 않는 신뢰’와 ‘감각의 확장’을 보여준 특별한 무대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춤을 출 것인가 궁금했지만, 장해나 손에 들린 흰 지팡이는 더 이상 보행 보조 도구가 아니라, 무용수의 신체가 확장된 예술 소품이 되었다. ‘볼 수 없다’는 제약은 어느새 ‘느끼고 표현한다’는 새로운 예술의 가치로 승화됐다. 이 작품은 오는 6월 26~28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리는 현대무용 축제인 ‘2026 덤보 댄스 페스티벌’(DDF) 참가가 확정됐다.

김남진은 하나의 장편 작품이 아닌, 단편 작품 여럿을 한 무대에 올린 것과 관련해 “작품은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빛’을 비롯해 세 작품 모두 국내외 곳곳에 이미 초청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이가 현대무용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안무자가 왜 이 제목을 선택했을까, 저 세트와 소품은 왜 사용하는 걸까, 하필이면 저 의상일까 등으로 질문을 연결하다 보면 자기만의 해석이 나올 것”이라는 말로 재밌게 무용 공연 보는 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남진피지컬씨어터의 새로운 10년을 향한 설렘도 이미 시작된 듯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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