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빗물 걱정 없는 곳에서 노모 모시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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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가득한 4평 남짓 안식처
곰팡이와 전쟁 벌이는 정환 씨
여든 노모 생각에 의지 불태워
여러 질병 딛고 자활사업 참여

미닫이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세상과 맞닿은 낡은 단층 무허가 주택. 밖에서 보면 흡사 작은 창고처럼 보이는 이곳이 중년의 정환(가명, 53세) 씨와 여든을 바라보는 그의 노모가 몸을 누이는 유일한 안식처입니다.

두 모자가 생활하는 공간은 고작 4평 남짓의 좁디좁은 단칸방입니다. 장롱과 서랍장이 빈틈없이 들어찬 그곳에서 정환 씨는 오늘도 습한 공기를 몰아내기 위해 제습기를 돌립니다. 벽을 타고 스며든 빗물은 벌써 여섯 번이나 정환 씨의 손을 거쳐 도배되었지만, 끈질긴 곰팡이는 매번 벽지를 뚫고 검게 피어올랐습니다. 결국 고육지책으로 두꺼운 폼블럭을 덧대어 보았지만, 눈 가리고 아웅일 뿐 방 안은 여전히 눅눅한 습기와 숨 막히는 곰팡이 냄새로 가득합니다.

정환 씨가 이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한 지도 어느덧 16년이 넘었습니다.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당장의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그에게 보증금 마련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았어야 했을까요?” 정환 씨는 습관처럼 지난 세월을 후회하곤 합니다.

사실 그의 몸은 오래전부터 망가져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불의의 사고로 왼쪽 발가락 두 개를 잃었고, 척추 장애까지 안고 살아왔습니다. 최근에는 고혈압과 녹내장까지 겹치며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정환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일용직 현장을 누비며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2년 전부터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나이 들고 성치 않은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수십 번의 면접과 구직 등록 끝에 어렵게 구한 일자리도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생활비를 위해 받은 대출은 마음의 짐이 되었고, 깊은 절망감과 무력감은 신앙심만으로 버티기엔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결국 정환 씨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주민센터를 찾아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홀로 고생하며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요즘 정환 씨의 얼굴에는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자활사업에 참여해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새로 배울 수 있다는 게 참 즐겁습니다.” 돈이 없어 미뤄왔던 병원 치료도 다시 시작하며 그는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낍니다.

정환 씨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부귀영화가 아닙니다. 비가 올 때마다 천장에서 물이 샐까 가슴 졸이지 않는 것, 그리고 퀴퀴한 곰팡이 냄새 대신 싱그러운 풀냄새 나는 깨끗한 벽지 아래서 연로하신 어머니가 편안히 잠드시는 것입니다.

△부산 서구 초장동주민센터 염성은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http://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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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7일 자 강호 씨

지난달 27일 자, 강호 씨의 ‘형을 먼저 보낸 자책감이라는 마음의 병’ 사연에 69명의 후원자가 265만 8445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강호 씨는 많은 분이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고 전해왔습니다.

전달된 후원금은 당장의 생활비는 물론,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예정입니다. 또한 강호 씨는 앞으로 작은 일이라도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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