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관리지역 지정될까” 안개 낀 김해 부동산 시장
지난 3년간 적정 물량 크게 웃돌아
미분양 1748세대 중 37%가 ‘악성’
올해도 2824세대 착공, 누적 우려
시 “공급계획 수립·임대 전환 검토”
경남 김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누적된 미분양 물량이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해 HUG의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졌다. 시가지 전경.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하는 ‘미분양 관리지역’ 요건에 근접해 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게다가 올해도 3000세대에 가까운 신규 물량공급이 예정돼 행정당국이 수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을 검토 중이다.
8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지역 내 미분양 물량은 총 14개 단지 1748세대로 집계됐다. 2021년 82세대 대비 크게 늘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미분양 중 공사가 끝난 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이 656세대에 달한다. 전체의 37.5%가 악성 물량인 셈이다.
통상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의 자금줄을 죄고 주변 집값을 끌어내린다. 실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서게 해 악성 물량 체증이 지역 경기 전반을 짓누르게 된다.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은 이를 더욱 심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업자와 해당 지역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해 지역 미분양 폭증의 원인으로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 공급 과잉 등이 지목된다.
인구를 고려하면 김해시의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은 2800세대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3년간 김해 지역에 공급된 공동주택 물량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2023년 4537세대, 2024년 3449세대, 2025년 5543세대가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수급 조절에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민간사업에서 나오는 공급이 대부분이므로 지자체가 절대량을 줄이기는 어렵다”며 “다만, 과거 대구와 창원시가 인허가 여부로 조절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신규 물량에만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HUG는 매월 5일 미분양 관리지역을 찾아 지정한다. 조건은 미분양 물량이 1000세대 이상이면서 동시에 지역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세대수가 2%를 넘겨야 한다.
김해시 공동주택 재고 수 17만 3760세대를 기준으로 보면 미분양 물량이 3475세대를 넘기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현재 상태에서 1727세대가 추가되면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올해도 신문동과 내동, 삼계동에 4개 단지 2824세대가 분양을 앞둬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시 당국은 이번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해시는 앞서 2017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3년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던 경험이 있다. 당시 인근 창원시와 양산시, 거제시 등도 함께 지정돼 긴 침체기를 겪었다.
시는 우선 현재 용역 중인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정밀한 수급 분석과 기준을 담아 안정적인 공급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미분양 현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업 주체와 협의해 일반 분양 물량을 임대 분양으로 전환하는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김해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최근 신문동 등 일부 선호 지역에서 거래가 살아나 올해 대규모 미분양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면서도 “상황을 지켜보며 신규 주택 건설 사업 승인 시기를 조정하는 등 미분양 해소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