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하회마을간고등어 대표 “수산진흥공사 설립 최우선 과제” [수산인의 날]
지난달 수산인들 공사 추진위 결성
설치 법안 발의 정계 논의 본격화
“이대로라면 3년 뒤 한국에서 수출할 수산물 자체가 없어질 것입니다.”
하회마을간고등어 이상돈(사진·46) 대표는 수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수산진흥공사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사무국장을 자처했다. 연근해 수산자원 감소와 어촌 소멸 등 위기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른 ‘수산진흥공사’ 설립을 위해 지난달 수산인들이 추진위를 결성했으며, 이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수산진흥공사 설치 법안을 발의하면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20대 초반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으로 수산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이후 고등어 가공공장 운영부터 수출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젊은 수산인으로 연 3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쉬울 것 없는 그가 수산진흥공사 설립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수산업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무국장은 “현재 수산업은 1차 생산에만 치우쳐 있다”며 “가공과 수출입 같은 후방 산업이 든든히 뒷받침돼야만 수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데, 선배 수산인으로서 후배들에게 지속 가능한 터전을 물려주기 위해 수산진흥공사 설립에 앞장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열린 추진위 공동선언대회에 수많은 젊은 수산인이 몰린 것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한 현장의 갈증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금의 금융기관들은 수산업의 특수성과 고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공장 유무나 기존 매출액 같은 재무적 기준만으로 평가하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때문에 해운·항만에 특화된 한국해양진흥공사처럼 수산업에 특화된 금융 지원 기관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출이나 보증서 발급 시 공장과 같은 실물 자산의 유무를 우선시하거나, 매출액이 높을수록 보증이 더 많이 나오는 등 수산업에 맞지 않는 기준을 들이댄다”며 “이로 인해 자본이나 공장이 없는 청년 어업인들은 시작조차 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사무국장은 현재 수산진흥공사 설립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수산업을 단순히 사양 산업으로 치부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배를 없애는 감척 사업에만 몰두하는 1차원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수산인들이 자본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수출과 가공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당당히 진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수산진흥공사의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