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위기정보만 9차례"… 친모에 피살 된 세살 딸
세 살배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친모 A 씨가 19일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 씨는 2020년 2월 당시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에서 3살이던 친딸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6년 전 세 살 딸을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30대 친모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사망 이후 학대 정황을 의심할 만한 위기 정보를 여러 번 감지하고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는 A 양이 숨진 다음 해인 2021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학대 가능성을 경고하는 위기 정보가 기록됐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영유아 건강검진 여부와 어린이집 결석, 단전·단수·단가스 등 총 44종의 정보를 입수·분석해 위기 아동을 선별한다.
A 양과 관련된 위기 정보는 2021년 10월을 시작으로 2022년 1·4·7월, 2023년 1·4·7월, 2024년 1·4월 등 총 9차례 감지됐다. 또 때마다 2~4개의 위기 징후가 기록됐다. 위기 징후는 의료기관 미진료, 건강보험료 체납, 영유아 건강검진 미실시, 정기 예방 미접종 등이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2021년 10월 한 차례 A 양을 3세 아동 소재 안전 전수조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다만 해당 조사는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가정 양육 아동에 대해 일괄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A 양 역시 이에 따라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8차례에 대해서는 A 양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담당 공무원의 현장 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A 양이 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2021년에는 현장 방문 조사가 이뤄졌지만, 친모인 30대 B 씨가 담당 공무원에게 A 양이 아닌 다른 아동을 보여주면서 범행은 드러나지 않았다.
A 양이 사망 이후 수년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는 복지부의 대상자 선별 방식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기 아동 조사 대상자는 인공지능(AI) 기계학습 등에 기반한 예측 모델을 활용해 선정되며, 통상 차수마다 위험도가 높은 상위 1만 5000여 명이 추려진다.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A 양 관련 위기 정보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조사 대상자에서 제외됐다는 입장이다.
2세 이하 아동의 경우 의료 관련 위기 정보가 감지되면 위험도 순위와 관계없이 전수조사가 실시되지만, A 양은 사망 당시 3세였던 관계로 역시 해당하지 않았다.
남 의원은 “위기 신호가 여러 번 감지됐는데도 해당 아동의 사망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현행 아동보호 시스템의 맹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관련 복지 체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A 양의 친모 B 씨는 2020년 3월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에서 A 양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지난 26일 구속 송치됐다.
당시 B 씨와 교제하며 A 양의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사체유기 등)를 받는 30대 남성 C 씨도 구속 상태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B 씨는 2020년 3월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에서 당시 세 살이던 A 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C 씨는 B 씨를 도와 A 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배윤주 부산닷컴 기자 y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