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장 화재 23명 사망' 아리셀 대표에 2심도 징역 20년 구형
지난 2024년 6월 27일 오후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와 임원들이 경기도 화성시 모두누림센터에서 아리셀 공장 화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 앞서 같은 해 6월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공장화재로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된 일차전지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2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박 대표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산업재해치사)·파견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해 원심 구형량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24년 6월 24일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화재와 관련해 유해·위험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24일 구속기소 됐다.
아리셀 화재를 수사한 검찰은 아리셀이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 벽체를 임의로 철거하고 대피 경로에 가벽을 설치해 구조를 변경했으며, 가벽 뒤 출입구에는 정규직 근로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잠금장치를 설치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검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15년과 함께 벌금 100만원을 추가 구형했다. 아울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아리셀 임직원 등 6명에게 각 징역 3년, 금고 1년 6월~3년,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2024년 6월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앞서 전날인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리튬전지 업체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검사는 "증거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를 예견할 수 있는 전조증상이 다수 있었다. 피고인들이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면, 근로자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다면 이런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을 것이다"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중대재해사건에 대한 처벌은 엄중하게 이뤄져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1심과 같은 구형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불과 2년 만에 수십명이 화마에 다치거나 죽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며 최근 대전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언급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상 안전의무를 이행할 실질적 권한이 있는 사업 총괄책임자는 박순관이 아닌 박중언"이라며 "아리셀은 전문기관에 안전·보건·소방 업무를 전문기관에 위탁했고, 이들 기관은 이 사건 사고 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을 지적한 바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사죄의 말씀 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살겠다"고 최후진술했다. 박 총괄본부장은 "더 신중했더라면 더 안전에 신경 썼더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겠다는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죄의 말씀 드린다. 평생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재판을 방청하던 유족 4명도 발언권을 얻어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했다. 아내와 처제를 사고로 잃은 유족은 "유가족에게 있어 피해자는 피고인들이 생각하는 싸구려 인력이 아니라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라며 "조금이라도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신다면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항소심 선고 재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