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극장 올해는 희극… 윤동희가 나가면 한동희가 부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타율 3할, 30홈런을 목표로 올 시즌 롯데의 중심타선을 이끌 윤동희(왼쪽)와 한동희. 이재찬 기자 chan@ 타율 3할, 30홈런을 목표로 올 시즌 롯데의 중심타선을 이끌 윤동희(왼쪽)와 한동희. 이재찬 기자 chan@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겨울은 유독 추웠다. 지난해 시즌 중후반까지 3위를 달렸지만, 충격의 12연패를 당하며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사직의 가을 야구는 멀고도 멀었다. 다시 담금질에 들어간 겨울, 대만 전지훈련에서 주전급 선수들의 불법 게임장 방문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최대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롯데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어느 해보다 시렸다.

하지만 다시 봄이 왔다. 다시 돌아온 야구의 계절. 올 시즌 그래도 롯데 팬들이 ‘다시 한번 더, 올해는 다르다’를 외칠 수 있는 이유에는 롯데의 자랑 ‘동희들’이 있다. ‘제2의 이대호’라는 꼬리표를 떼고 ‘4번 타자’ 한동희를 증명해야 하는 한동희와 2024년 혜성처럼 등장한 뒤 중심타선 한 자리를 차지한 윤동희다.

2024년 상무에 입단하며 사직구장과 잠시 이별한 한동희는 퓨처스리그(2군)를 맹폭했다. 지난해 100경기 385타수 154안타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 출루율 0.480, 장타율 0.675를 기록했다. 제대 후 김태형 감독은 그를 4번 타자로 전지훈련 때부터 못박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부 영입이 없던 롯데에게 한동희의 복귀는 최고의 영입과 다름없다.

지난해 거포 부재에 시달리며 75홈런으로 유일하게 팀 홈런 100개를 넘지 못한 팀이 롯데다. 한동희가 부담감을 깨뜨리고 본래의 잠재력을 실력으로 치환시킬 수 있다면 홈런 갈증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사령탑의 기대에 한동희는 겨우내 맹훈련으로 화답했다.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마이너리그 허일 코치에게도 레슨을 받았고, 1월에는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데이터 기반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전역한 이후 거의 쉬지 않고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지만 재충전을 마치고 4월 중 타선에 복귀한다.

한동희는 “상무에 가기 전에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지만, 그때보다 지금 저는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잘할 수 있다’가 된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동희가 자리를 비운 2년, 롯데에는 또 다른 동희 윤동희가 중심 타선에 자리 잡았다. 그는 2024년 풀타임 시즌을 처음 소화하며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햄스트링 부상 탓에 97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격 성적은 타율 0.282, 9홈런, 53타점으로 한 해 전보다 소폭 떨어졌다.

겨우내 윤동희는 투수가 자신을 어떻게 공략할지를 연구했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한동희가 있다. 한동희와 앞뒤 타순에 서는 점이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동희 형은 나보다 힘이 있는 타자다. 투수들이 나와 빠르게 승부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동희는 시범경기 12경기 28타수 12안타, 타율 0.429로 타격왕에 올랐다. 시범경기 규정타석 기준 유일한 리그 '4할 타자’로 타격감을 예열했다.

두 동희의 올 시즌 목표는 ‘가을 야구’다. 30홈런, 3할 타율 등 개인 목표도 팀 성적보다는 후순위라는 게 둘의 같은 생각이다. 한동희는 “제가 30홈런을 친다면 팀이 분명히 가을 야구에 진출해 있을 것이다”며 “최대한 많이 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동희가 안타로 베이스를 채우고 한동희가 홈런으로 해결하는 그림. 동희가 치고 동희가 넘기는 장면이 매 경기 펼쳐져 ‘승리 공식’으로 자리매김한다면 9년 만의 가을 야구도 가능할 것이다. 두 동희에게 롯데의 올 시즌이 달려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