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경 칼럼] 부울경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떠오른 PK
시도지사 후보군 대진표 윤곽
‘우물 안 개구리’ 식 경쟁은 공멸
이번 선거 시대정신 통합과 분권
비수도권 광역경제권 키우는 게
국가 성장잠재력 다시 살리는 길
6·3 지방선거 부울경 시도지사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부산시장은 여야가 경선으로 후보를 정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재수 의원과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 간 대결로 가닥이 잡혔다. 국민의힘은 박형준 시장의 3선 행보에 주진우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 상황에서 다음 달 11일 최종 후보 결정을 놓고 경선을 벌인다. 울산시장은 국힘 김두겸 시장과 민주당 김상욱 의원이 맞대결을 펼친다. 경남도지사는 국힘 박완수 지사와 민주당 김경수 전 지사의 전현직 매치가 성사됐다. 이밖에 부산시장에 개혁신당 정이한 대변인, 울산시장에 진보당 김종훈 전 동구청장, 경남지사에 진보당 전희영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거대 여야 대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부울경이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이들 후보에 대한 전국적 관심도 뜨겁다. 전통적 보수 텃밭인 PK 정치 지형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상승세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둘러싼 국힘 내분으로 급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부산시장 선거전은 박형준 현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의원에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진우 의원과 까다로운 당내 경선도 거쳐야 한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으로 지역 민심이 들썩이는 가운데 당의 분열이라는 내부 적과도 싸워야 하는 힘겨운 국면이다. 박 시장이 23일 국회에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 투쟁에 들어간 것도 이런 위기의식에서다. 평소 삭발하고 단식하는 자해적 행위에 부정적이었던 그였지만 부산 발전의 발목을 잡아 온 게 민주당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전재수 의원은 해수부 부산 시대를 연 첫 장관이라는 상징성과 업무 추진력에 힘입어 압도적 여당 후보로 부상했지만,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큰 변수다. 사법 리스크에도 탄탄한 지지세를 믿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표심이 어떻게 요동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울산시장은 김두겸 현 시장의 시정 연속성과 안정 기대감을 김상욱 의원이 변화의 바람으로 어떻게 흔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2024년 총선에서 국힘 후보로 당선됐던 김 후보가 12·3 비상계엄을 거치면서 당적을 바꾼 후 당내 경선을 뚫고 집권 여당 울산시장 후보에 올랐다는 자체가 지역 정치 지형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경남지사 선거는 1995년 지방자치제 부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현직 시도지사 대결이다. 경남지사는 탄탄한 행정 경험을 내세운 박완수 현 지사와 지방시대위원장을 지낸 김경수 전 지사가 팽팽한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빅매치’로 부상했다. 김 후보는 지역 주민이 땀 흘려 이룬 성장의 과실이 경남 밖으로 빠져나가는 ‘외화내빈’의 상황이라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지만 스스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으로 도정 공백을 초래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현재는 여당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전통적 보수 지지세가 만만찮았던 게 앞선 선거의 결과였다. 이번 선거에서 PK가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그런 학습효과 때문이다. 격전 상황이 후보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일이지만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지역 발전을 놓고 벌이는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이 반갑다.
특히 이번 선거가 지역 소멸 위기를 반전시킬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 때문에 더 그렇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게 통합의 리더십이다. 수도권 일극을 극복하려면 힘을 합해야 한다. 부산, 울산, 경남을 갈라치는 ‘우물 안 개구리’ 식 리더십으로는 공멸을 면하기 어렵다. 해양수도권, 가덕신공항, 우주항공청, 수소 산업생태계, 제조업 AI 전환 등은 부울경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미래다.
다행히 여야의 시도지사 후보들도 시기와 방법론에서 일부 차이를 보이지만 부울경 통합의 대의에 같이한다. 주민 의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역민의 여론 또한 단체장이 어떤 리더십과 비전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 초기 부정적이던 여론도 숙의 과정을 거치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지역민의 부울경 통합 열망을 가로막은 것도 따지고 보면 단체장들의 정치적 이해 다툼이다.
성장 잠재력 한계에 갇힌 대한민국을 구할 유일한 길은 수도권과 같은 광역경제권을 비수도권에도 만드는 일이다. 그 중심에 부울경이 있다. 중앙정부가 권한과 자원을 지방정부에 전향적으로 이양하고 지역은 힘을 합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이 통합과 분권이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선거를 통해 부울경에서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단체장들이 나오고 국가의 미래를 이끌 리더로 부상하는 모습을 유권자들은 보고 싶다.
강윤경 논설주간 kyk93@busan.com
강윤경 논설위원 kyk9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