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없애도 되겠습니까? ‘신해운대역’→‘해운대역’ 변경 추진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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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동해선의 ‘신해운대역’
‘해운대역’으로 명칭 변경 추진
25일까지 주민 설문조사 진행
기존 도시철도역과 혼선 우려
6억 원대 추정 교체 비용 변수

부산 해운대구청이 역명 변경을 추진 중인 신해운대역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해운대구청이 역명 변경을 추진 중인 신해운대역 전경. 정종회 기자 jjh@

중앙선과 동해선이 지나는 국가철도 ‘신해운대역’의 명칭을 ‘해운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KTX가 정차하면서 신해운대역의 위상이 높아지자 지역 관문역에 걸맞은 명칭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6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용 부담과 도시철도 해운대역과의 명칭 중복에 따른 혼선 우려도 제기된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국가철도 동해·중앙선 신해운대역 명칭을 해운대역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역명 변경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신해운대역의 위상 변화가 있다. 해운대구 좌동에 있는 신해운대역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서울 청량리역과 부산 부전역을 잇는 중앙선 KTX가 하루 왕복 4회 정차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신해운대역을 거쳐 부산에 오는 타지 방문객들도 늘었다.

이후 해운대 그린시티 주민들은 신해운대역 명칭보다 해운대역이 지역 관문역으로서 대표성을 살리기에 더 적합하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해 왔다. 신해운대역의 ‘신’이 타 지역 방문객들에게 해운대구의 중심에 벗어나 새로 생긴 곳, 보조적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해운대구청은 본격적인 역명 변경 절차에 앞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시작된 설문조사는 신해운대역의 명칭을 해운대역으로 변경하는 안에 대한 찬반과 그 이유를 답하는 방식이다. 설문조사는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역명 변경은 국가철도공단의 적정성 검토를 거친 뒤 국토교통부가 최종 승인한다. 해운대구청은 이르면 올해 말 역명 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역명 교체에 따른 비용이다. 해운대구청은 역명 변경에 최소 6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북 경주시는 2023년 동해·경부고속선 ‘신경주역’이 ‘경주역’으로 이름을 바꿀 당시 약 6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후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현재는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구청은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에 철도 역명 변경 비용을 지자체와 철도운영사가 5 대 5로 분담하는 방안을 건의할 방침이다. 현재는 역명 변경에 드는 비용은 전액 신청 기관이 부담한다. 해당 안건은 지난 11일 열린 구청장·군수 협의회에서도 논의됐다.

역명 중복에 따른 혼선 우려도 제기된다. 해운대구 우동에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 이 역은 20년 넘게 같은 이름으로 운영되며 시민들에게 익숙한 데다 해운대해수욕장과 가까워 외지 방문객도 자주 이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해운대역의 명칭이 바뀔 경우 기존 도시철도 해운대역과의 혼동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역 사이 거리는 약 3km로, 잘못 내릴 경우 이용객이 겪는 불편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도시철도와 국가철도 역명이 동일한 부전역(1호선-동해·중앙선 등)과 동래역(1·4호선-동해선) 등에서 이미 나타났다. 두 역은 도시철도와 국가철도 역 간 거리가 각각 약 300m, 약 1.7km 떨어져 있다. 역명이 같은 탓에 부산 방문객들이 목적지를 잘못 찾아 불편했다는 민원이 종종 제기된다.

신해운대역 또한 이런 우려 때문에 2015년 기존 해운대역에서 현재의 명칭이 바뀐 것이다. 국가철도 신해운대역은 과거 도시철도 해운대역 인근에 있었다. 2013년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 공사로 지금 위치로 이전했다.

그럼에도 해운대구청은 역명 변경에 따른 혼선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도시철도와 국가철도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역명 변경 의견 수렴 과정에서 우려나 문제점이 확인되면 대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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