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트렌드를 읽고 취향을 입다, ‘나다운 옷’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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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라 OVLR(오뷔엘알) 대표


‘오늘 무엇을 입을까’라는 질문은 매일 아침 마주하는 작지만 설레는 선택이다. 하루의 옷차림을 정하는 행위는 단순히 몸을 보호하는 단계를 넘어 타인에게 건네는 첫인사이자, 스스로를 정의하는 기분 좋은 의식이다. 이처럼 패션은 개인의 가치관을 투영하며 일상을 완성하는 가장 가까운 매개체가 된다. 옷은 나를 표현하는 솔직한 언어이자 그날의 기분과 일상의 활력을 결정짓는 가장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패션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거리의 풍경을 보면 그 시대가 지향하는 가치와 대중의 심리가 고스란히 읽힌다. 최근 패션 시장은 급변하고 있지만,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과거에는 유행을 따르는 것이 보편적인 선택지로 여겨졌으나, 지금의 소비자들은 획일화된 유행만을 좇지 않는다. 지난 겨울, 보온성을 우선시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벗어나 각자의 체형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퍼스널 패딩’이 인기를 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는 옷을 비롯해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 ‘나의 취향’이라는 필터를 거쳐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올봄 패션계에 등장한 다채로운 스타일들 또한 트렌드보다 개인의 감각이 우선시되는 ‘취향의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다. 시인처럼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의 ‘포앳코어(Poet-core)’부터 선명한 색감의 대비로 활력 넘치는 ‘컬러 블로킹(Color-blocking)’까지 상반된 트렌드가 동시에 사랑받는 중이다. 유행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 본인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소비자들에게 트렌드는 참고용 데이터이고, 마지막 선택을 내리는 결정값은 ‘나의 취향’에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공간이 있다. SNS나 유튜브를 통해 각자의 스타일을 공유하며 취향은 더욱 세밀해졌고, 소비자들은 ‘내 취향에 맞는 옷’을 찾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이는 패션 소비의 기준이 ‘나’를 중심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답안을 거부하고 스스로 스타일의 주인공이 된 소비자들은 옷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정성껏 큐레이션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 역시 이 같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왔다. 기존 시즌별 컬렉션과 함께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론칭해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필자가 직접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브랜드 방향성에 녹여내고 있다. 올해 봄 컬렉션 ‘Time to Bloom(타임 투 블룸)’과 캠페인 메시지 “당신만의 분위기를 입으세요”에도 이런 고민을 담았다. 단순히 브랜드가 제안하는 신제품을 입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옷이 내 고유한 분위기와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나다움’의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나다움’의 기준은 이제 패션을 넘어 삶 전반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필자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난 2024년 말 ‘OVLR’이라는 신설 법인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OVLR은 올리비아로렌을 필두로 여성의 일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파트너로 나아가고자 한다. 패션부터 일상을 채우는 모든 선택에 취향이 투영될 때 비로소 ‘나다운 삶’이 완성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3월은 새로운 시작을 설계하는 시기다. 가벼운 아우터 하나가 일상의 온도를 바꾸듯, 이맘때야말로 ‘나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기 가장 좋은 때다. 우리는 고객들이 올리비아로렌을 통해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면이 먼저 만족하는 ‘취향의 옷’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기업에게 트렌드를 읽는 것이 생존의 문제라면, 유행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브랜드 본연의 가치와 고객 취향에 대한 존중에서 나온다. 유행이 지나간 자리에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결국 견고한 취향이다. 올봄, 모든 여성이 나만의 확신과 취향으로 일상을 채워가며 저마다의 삶 속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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