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야경, 첫 출전 국제 어워드에서 2위 '기염'
"국제 무대에서도 평가 받아보자"
루시 도시조명상 첫 도전에 쾌거
부산시-민간업체 '광안대교 케미’
부산 야경의 글로벌 경쟁력 확인
부산 광안대교 아경이 올해 첫 도전한 국제도시조명연맹의 도시조명상에서 본상 2위에 올랐다. 부산시 제공
부산 광안대교의 야경이 첫 출전한 야간경관 국제 어워드에서 세계 2위에 올랐다. 민관이 손을 잡고 광안대교를 ‘미디어 스케치북’ 삼아 끊임없이 정성과 아이디어를 쏟아부은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국제도시조명연맹(LUCI)’은 “지난달 26일 핀란드 오올루에서 총회를 열고 제3회 ‘루시 도시조명상’의 공동 2위로 광안대교 관광자원화 사업을 선정했다”라고 9일 밝혔다.
전세계 80여 개 도시가 회원으로 활동 중인 국제도시조명연맹은 2년마다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에 조명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프로젝트를 찾아 시상한다. 야간경관 부문 어워드 중에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 루시 도시조명상 1위의 영예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돌아갔고, 부산은 리옹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부산이 유일한 수상 도시다.
국제도시조명연맹은 광안대교 야경이 도시의 상징적 교량을 시민과 방문객이 즐기는 야간 명소로 탈바꿈 시켰다는 점을 높이 샀다. 혁신적 조명과 역동적 연출을 통해 도시 미관의 질을 높였다는 것이다. 핀란드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한국의 조명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광안대교 관광자원화 프로젝트를 선정하며 그 품질에 찬사를 보낸다”라고 전했다.
부산시 미래디자인본부가 루시 도시조명상에 도전장을 내민 건 일종의 호승심이었다. 광안대교가 전국적인 핫플레이스가 됐으니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지 한 번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자고 결심한 것. 그런데 뜻밖에도 첫 도전에서 세계 2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루시 도시조명상 참여를 기획한 부산시 지재훈 주무관과 광안대교의 인연도 남다르다. 2002년 특수조명 민간업체에 재직하던 지 주무관은 그 시절 광안대교의 첫 경관조명 도입에 참여한 장본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0년도 더 전에 맺었던 광안대교와의 인연이 부산시에 들어와 공무원 신분으로 다시 이어지게 될 거라곤 상상하지도 못했다”라며 웃었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동안 광안대교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는 게 지 주무관의 설명이다. 당시 광안대교를 비추던 투박한 메탈 조명은 첨단 LED 조명으로 바뀌었고, 모두 외산이던 장비도 거의 대부분 국산화가 됐다.
초거대 교량에 세계에서도 전례 없은 LED 조명 도입이 가능했던 건 부산의 야관경관 전문업체 ‘스타라이팅’의 기술력 덕분이다. 외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염분을 견디면서도 교량 와이어에 부착할 수 있는 ‘광안대교 전용 LED’까지 개발해 냈다. 초거대 교량의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제품이란 걸 인정받기 위해 6개월 간의 풍동 테스트 등 갖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부산시 미래디자인본부 문정주(오른쪽 4번째) 본부장이 지난달 핀란드에서 열린 루시 도시조명상 시상식에서 수상 도시 대표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ota Collective- LUCI Cities & Lighting Summit Oulu 2026
스타라이팅 이재용 대표는 “다들 조명을 다리에 비추는 수준의 제안을 할 때 우리만이 ‘다리 전체에 LED를 부착해 원하는 이미지를 송출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라며 "이런 문화적인 발전이 부산 시민의 의식 성장과도 분명 연결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수상에서 광안대교에 미디어 아트라는 숨결을 불어넣은 아트앤티이의 공도 빠질 수 없다. 아트앤티이는 지난해 업그레이드를 통해 광안대교 야간 조명이 강우량이나 미세먼지 같은 실시간 기상 데이터까지 반영해 LED 색감을 조절하는가 하면, 어방축제나 불꽃축제 등 행사에 맞춘 전용 미디어 파사드까지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아트앤티이 강혁 팀장은 “부산의 랜드마크에 공공성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불어넣을 수 있게 하는데 가장 주안점을 뒀다”라며 “부산시와 시설공단의 도움으로 시민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국제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경관 조명을 도입하는 와중에 명물인 광안대교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데 화색을 감추지 못한다. 실제로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싱가포르 등 부산과 유사하게 항만과 거대 교량을 갖춘 해외 도시들로부터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 미래디자인본부 측은 “그간 유럽에서 독식해 오던 도시조명상 수상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 광안대교가 받아냈다”라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해 부산을 찾은 방문객을 하루라도 더 머물게 할 수 있는 강력한 관광 자산으로 성장시키겠다”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