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결의문’으로 선거 돌파구 찾으려는 국힘… 민주당 “선거용 쇼”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 결의문 채택
중진 의원들 10일 비공개 회동하기도
지방선거 동력 찾기 위한 변화란 평가
민주당 “미봉책이자 ‘선거용 쇼’ 불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선포에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정치 복귀 반대를 선언한 ‘절윤 결의문’을 내세우며 지방선거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11개월 만에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소속 국회의원 전원 명의로 결의문을 냈고, 중진 의원들은 비공개 회동을 통해 위기 타개책을 모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결의문이 ‘미봉책’이자 ‘선거용 쇼’에 불과하다며 국민의힘을 거세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오후 3시간이 넘는 의원총회를 연 이후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 결의문’을 발표했다. 우선 ‘잘못된 12·3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에게 큰 혼란과 실망을 줬다고 사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윤 전 대통령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당내 구성원 갈등을 증폭시킬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고 대통합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11개월 만에 나온 ‘절윤 결의문’은 80여 일 후인 지방선거에 위기감을 느낀 결과라고 해석된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어게인’ 세력에 동조한 장 대표도 결의문에 이름을 올리며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결의문을 낭독했지만, “의원들 총의를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장 대표는 10일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도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자 여러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송언석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장 대표 오른쪽은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 연합뉴스
결의문 채택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의미 있는 변화”라는 반응이 나온다. 당장 오 시장은 “당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5선 도전을 준비한 그는 당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 절연이 필요하다며 지난 8일 마감일까지 공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철회’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국회의원은 10일 “향후 한 전 대표 제명 철회 여부와 같은 후속 조치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출마는 선거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민의힘은 결의문 발표에 이어 실질적인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일보> 취재 결과 이날 낮 원내 4선 이상 중진 의원 8명 안팎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결의문 채택에 이어 지방선거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윤 어게인’ 세력 등이 거센 반발을 예고하면서 당 지도부 등이 실질적 변화에 나설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결의문 발표 이후 강성 보수로 꼽히는 유튜버 전한길 씨 등이 격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절윤 결의문’을 두고 ‘반성 없는 면피’에 불과하다며 맹공에 나섰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계엄 사과는 이번에도 반쪽짜리였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변변한 후보조차 내지 못할 정도가 되자 뒤늦게 내놓은 선거용 쇼에 불과하다”며 “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얄팍한 계산만 엿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의문 낭독도 장동혁 대표가 하지 않았다”며 “장 대표는 지난 달에도 절연 요구를 두고 ‘분열의 시작’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의원들 총의를 존중한다는 반응에 머물렀다”고 덧붙였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