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다 상생” 김해 축산악취 해결에 민관 맞손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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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면 돈사 74곳 포함 34만여 ㎡
12월까지 악취관리지역 지정 유예
농가에 자발적 개선 기회 부여키로


경남 김해시의 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새끼 돼지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의 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새끼 돼지들. 김해시 제공

경남 최대 양돈 산지인 김해시 한림면 일대의 고질적인 축산악취 갈등이 강제 규제 대신 자발적 상생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시가 내놓은 ‘지정 유예 카드’가 농가의 자발적 개선 의지와 맞물리면서 지지부진하던 악취 해결에 속도가 붙을지 시민 관심이 쏠린다.

10일 김해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초 한림면 금곡·안곡리 일대 돼지 사육 농가 74곳과 가축 분뇨 재활용시설 1곳을 더해 총 34만 2248㎡ 구역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대한한돈협회와 해당 농가들이 자발적 환경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는 규제 위주 행정보다 농가의 자율적인 참여가 실제 악취 저감 효과를 더 빠르게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오는 12월까지 지정을 유예하기로 했다.

김해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법적 지정 절차를 밟으면 시설 개선 완료까지 약 12개월이 소요되지만, 농가가 직접 나서면 오는 9월 안에 중 시설 보완이 가능해진다”며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편 해소 시점을 6개월 이상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시는 지정 유예를 해주는 대신 대상 엄격한 조건을 내걸었다. 지정 대상 농가 전체가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참여해야 하며, 악취관리지역 지정에 준하는 배출허용 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진 여부 확인을 위해 시 환경정책과와 축산과, 주민대표, 농가대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가 구성됐다. 이들은 이달 중 첫 회의를 열고 추후 분기별로 악취 측정 결과를 공유하고 개선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주요 추진 내용에는 △3~5월 전문가 컨설팅 △4~9월 축사 주변 정화 운영 방식·시설 개보수·축사 현대화 등 단계별 개선 △정기적 악취 측정·주민 평가 등 엄격한 사후 관리가 포함됐다.

김해시 측은 “이번 자발적 개선 추진은 민관이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선도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 최종 보고회를 통해 개선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토한 후 악취관리지역 지정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최대 양돈 산지인 김해시에서는 현재 농가 107곳이 돼지 20만 1000마리를 사육 중이다. 특히 이 중 86곳이 한림면에서 집중돼 있다. 10년 전 약 17만 4000마리였던 머릿수는 2021년 19만 6000여 마리로 늘었고, 이후 한때 21만 마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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