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덕도신공항, 더 이상 좌절은 없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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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 동의대 토목공학과 교수


우여곡절 끝에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다시 착수하게 되었다. 현대 컨소시엄의 입찰 부적격 결정과 불참 선언 후 대우컨소시엄이 새롭게 참여하면서 멈춰섰던 사업이 재가동 국면에 들어섰다. 20여 년 넘게 이어진 숙원사업이 더는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 김해공항의 구조적인 안전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이 10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부울경 시도민 입장에서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그동안 부울경 시도민들은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기 위해 인천공항이나 해외 허브공항을 거쳐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지체할수록 이러한 항공 이용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가덕도신공항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다. 좌절과 희망이 반복된 20년의 역사다. 2006년 남부권 신공항 검토가 공식화된 이후, 입지 논쟁과 지역 갈등, 동남권지역 현실을 잘 이해 못하는 일부 수도권의 그릇된 시각 등으로 사업은 번번이 방향을 잃었다. 시민들의 기대는 번번이 유보되었고, 고스란히 그 피해는 800만 시도민들에게 돌아갔으며 불편하고 실망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2021년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은 비로소 국정 과제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부지 조성공사의 공사기간을 둘러싼 이견은 사업을 다시 멈춰 세운 결정적 변수였다. 해상 매립과 연약지반 개량이라는 초고난도 공사의 특성상 공사기간 산정은 가장 민감한 기술적 쟁점이었다. 그러나 국토부의 기술 검토 결과와 건설업계의 요구사항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사업은 또다시 표류했다.

문제는 견해 차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차이를 조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는 점이다. 공사기간은 데이터와 공법, 위험관리 계획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수렴되어야 할 기술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 지연이 반복되면서 기본설계 착수마저 늦춰졌고, 지역사회는 또다시 기다려야 했다. 더 이상의 공기 논쟁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이제는 검증된 자료와 책임 있는 결단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는 대규모 해상 매립과 깊은 연약지반 처리를 수반하는 고난도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의 지반 침하 사례를 언급한다. 그러나 간사이공항은 수백 미터에 이르는 심층 연약지반 상부 일부만 개량한 반면, 가덕도신공항 활주로 예정지는 약 22~42m 깊이 연약층의 전면 개량 적용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외 해상 매립 기술 범위 내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영역이다. 비전문가가 주장하는 막연한 불안이 사업 지연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컨소시엄 대표사인 대우건설은 최근 토목 분야 시공능력평가와 항만 분야 건설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대형 해상 토목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해 왔다. 이라크 알포 신항만 공사를 통해 초연약지반 매립과 침하 관리 경험을 축적했고, 거가대로 해저 침매터널 시공으로 가덕도 인근 해상 공사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축적된 실적이 말해주는 역량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단순한 공항이 아니다. 부산항과 연계될 경우 항공·해운·물류가 결합된 복합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이는 부산만의 과제가 아니라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핵심 전략 인프라다. 또한 106개월에 이르는 공사 기간 동안 지역 건설업과 연관 산업 전반에 안정적 수요를 제공하여 지역 경제에 장기적 활력을 불어넣는 기반이 될 것이며 이는 현 정부의 모두가 잘 사는 균형성장이라는 국정과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오랜시간 기다려 왔다. 이제는 다시 묻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논쟁이 아니라, 책임 있는 완주다. 가덕도신공항이 이번에는 반드시 실행으로 이어져, 더 이상 좌절의 상징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관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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