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선 앞두고도 반복되는 선거구 깜깜이, 근절 대책 없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표성·공정성 마련 위한 기본 틀 미비
현역·거대정당 유리 구조 방치 안될 말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IC에서 열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 나란히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IC에서 열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 나란히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6월 3일 치르는 2026 지방선거가 3개월여밖에 안 남았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는 선거를 위한 기본적인 틀조차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였다. 민주당이 이달 중으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며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광역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기에 선거가 과연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어제까지 국회에서 개정했어야 하는 공직선거법이 끝내 개정되지 않아서다. 공직선거법 개정 무산은 전국의 모든 지방의회 선거구 자체가 법적 효력을 잃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써 오늘부터 시작돼야 할 지방선거 관련 사무는 오리무중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공직선거법은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지방의회 의원 선거구 규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개정이 이뤄졌어야 했다. 인구 5만 명 미만 지자체에도 광역의원 1명을 보장해 농어촌 대표성을 기하려 한 기존 공직선거법이 ‘표의 등가성’을 침해했으므로 인구 편차를 줄여야 한다는 게 헌법 불합치 이유였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2026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시작일인 오늘을 염두에 두고 어제(19일)로 법 개정 시한까지 지정했다. 하지만 해당 시한까지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기존 법에 따라 정해진 선거구는 무효가 됨으로써 예비후보 등록부터 극심한 혼선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공직선거법이 기한 내 개정되지 못한 것은 주요 내용인 선거구 획정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가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개특위는 지난달 13일 1차 전체회의를 열어 공식 가동에 들어갔으나 선관위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이후 활동 소식이 없다. 법 개정 무산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설 연휴 직전 선거구 현행 유지 잠정 결정을 한 상태일 뿐이다. 문제는 행정통합 등 선거구 획정에 미칠 수 있는 외부 변수와 여야의 정치적 유불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라는 데 있다. 오늘부터 등록하려는 예비후보는 속이 타고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바닥을 칠 노릇이다.

선거구는 대표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가장 기본적인 선거의 틀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땜질식 행보를 일삼아 왔다. 이번처럼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통해 개정 시한까지 지정했음에도 법 개정을 무산시킨 것은 헌법 준수 의지 박약으로도 읽힌다. 이 같은 정치권의 태도는 언제 어디에서 누가 뛰는지 알기 어려운 깜깜이식 선거를 초래함으로써 현역과 거대정당에만 유리한 구조를 의도적으로 조성하려는 것이 아닌지도 의심케 한다. 차제에 이번 개정 선거법에는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 미준수 땐 엄격히 책임을 묻는 조항이라도 필히 넣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