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존심 건 4100억 공사 수주 경쟁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 사업
태영·금호건설 컨소시엄 도전장
태영건설과 함께하는 동원개발
금호건설 편에 선 경동건설 등
지역 건설사도 치열한 경쟁 구도
부산 사상구 학장동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 예정지. 정종회 기자 jjh@
사업비만 4100억 원이 넘는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 사업을 두고 태영건설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대규모 기술형 입찰이기에 컨소시엄 대표사는 물론, 참여하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자존심 싸움도 화두에 오르고 있다.
19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부산시는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시공사 선정을 위해 기술제안서를 심의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심의가 마무리되고 시공사 선정이 완료될 전망이다.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은 전체 사업비 4133억 원, 공사비 3444억 원으로 올해 입찰 심의 대상인 공공 공사 가운데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다. 공공 공사 시장이 쪼그라든 탓에 전국적으로도 이목이 집중될 정도로 사업비 규모가 크다. 입찰에는 태영건설 컨소시엄과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태영 컨소시엄에는 시공능력평가 전국 19위인 태영건설을 대표사로 지역 업체인 동원개발, HJ중공업, 대성문, 흥우건설, 태림이앤씨종합건설이 참여했다. 금호 컨소시엄은 시공능력 전국 24위인 금호건설과 경동건설, 삼미건설, 지원건설, 태림종합건설로 구성됐다.
태영건설과 금호건설은 2023년 에코델타시티 24블록 공공분양주택사업 시공권을 두고 한바탕 경쟁을 치른 적이 있다. 당시에도 부산도시공사가 발주처였는데, 3년 전에는 금호건설이 시공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태영건설은 마찬가지로 부산도시공사가 발주한 부산콘서트홀 공사를 도맡아 성공적으로 건립하기도 했다.
대표사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지역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8년째 부산·울산·경남에서 시공능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개발과 공공 공사에서 잔뼈가 굵은 경동건설이 서로 다른 컨소시엄에 배치돼 심의 결과에 지역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부산 지역 공공 공사 시장은 HJ중공업이 강세를 보였으나 조선업 불황, 전국으로의 업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점차 비중이 줄어 들었다. 이를 틈타 2010년대 전후로 공공 공사 시장에 뛰어든 게 바로 경동건설이었다. 자체 브랜드 아파트 사업보다는 공공 공사 비중을 확장하면서 공공 분야에서 설계나 시공 노하우를 쌓아 왔다는 것이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전국 32위로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가 쌓인 동원개발도 강력한 시공 능력을 앞세우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설계 사무소와의 협업 관계도 끈끈하다는 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원개발과 경동건설 등 지역 유력 업체들이 하나의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권을 따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에서는 경쟁 구도가 형성돼 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이번 경쟁 결과에 따라 부산도시공사가 내년께 발주하는 센텀시티 내 ‘게임융복합스페이스’ 건립 사업의 컨소시엄 구성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 공사에서는 지역 건설사 비중이 39~49%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업체가 대표사를 맡느냐 만큼 지역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중요하다”며 “지역 업체 브랜드를 앞세워서는 여전히 민간 아파트 분양이 어렵기 때문에 공공 분야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부산 행정복합타운은 사상구 학장동에 연면적 8만 8973㎡, 지상 31층 규모로 들어선다. 이 건물은 동서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시 제2청사로 사용될 전망이다. 부산시 도시혁신균형실, 건설본부, 낙동강관리본부, 부산관광공사,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테크노파크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