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웬 근조 현수막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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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코스닥 분리 추진
정치권 이어 노조서도 반발 거세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 정치권의 코스닥 시장 분리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 현수막과 화환 등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 정치권의 코스닥 시장 분리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 현수막과 화환 등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속보=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코스닥 자회사 분리안(부산일보 2월 12일 자 1면 등 보도)에 대한 반발이 거래소 노조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앞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명절 연휴 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부산 금융중심지의 위상이 빈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19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부산시 등에 따르면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코스닥 분리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부산진을) 국민의힘 의원은 “거래소 지주화가 서울에 본사를 가져가기 위한 사전 작업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 법안이 발의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거래소 지주회사와 자회사를 부산에 두도록 명시하지 않는 한 부산 시민 입장에선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뿐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박 시장과 뜻을 같이 하며 적극 대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김태년(경기 성남수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래소 지주회사 도입과 코스닥 자회사 분리를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내용의 정책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노조 반발도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무소 본관 로비에는 또다시 대형 근조 현수막이 내걸렸다. 근조 현수막과 근조 화환을 설치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는 ‘종속 지주사 전환·관치금융 중단하라’ ‘지주사 전환으로 낙하산 사장 자리 5개’ 등의 문구를 내걸고 코스닥 자회사 분리를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코스닥 분리는 상장 남발과 투기를 부추기는 닷컴버블의 재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스닥 자회사 전환은 투자자 보호가 아니라 투기판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적자가 뻔한 코스닥 시장을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결국 ‘묻지마 상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경고했다.아울러 노조는 “주식회사인 한국거래소는 관치금융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경쟁력과 효율성 모두 떨어지는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은 낙하산 사장 자리만 5개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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