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의미와 관리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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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주 국립공원공단 동부지역본부장 금정산국립공원준비단 단장

도심 한복판 위치 일상적 여가 공간
비보호지역 국립공원 지정 첫 사례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협력이 필요
문화경관과 생태적 가치 최고 수준
이용과 개발 압력 상존, 관리가 과제
도시·자연 공존하는 모델 만들어야

부산과 경남 양산에 걸쳐 있는 금정산이 전국 24번째이자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부산 금정산 고당봉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과 경남 양산에 걸쳐 있는 금정산이 전국 24번째이자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부산 금정산 고당봉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11월 28일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안)이 고시됐다. 부산광역시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국립공원 지정을 건의한 지 6년 만의 성과다. 금정산국립공원은 부산 6개 자치구와 경남 양산시에 걸쳐 있으며 면적은 66.859㎢다. 대전·충남에 걸친 계룡산국립공원보다 큰 규모로, 부산과 양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국립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면적이 아니다.


금정산은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국립공원은 제도적으로 유형 구분이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관리상 도시형·산악형·사적형·해상·해안형 등으로 나눠 왔다. 북한산·계룡산·무등산·팔공산국립공원이 도시형으로 분류되지만, 이들 공원이 도시 외곽에 있는 것과 달리 금정산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다. 동서남북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어 등산뿐 아니라 산책과 휴식을 위한 일상적 여가 공간으로 이용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제도적 의미도 크다. 금정산국립공원은 1987년 소백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38년 만에, 기존 군립·도립공원을 승격한 사례가 아닌 비보호지역을 온전히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첫 사례다. 국립공원공단 설립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 출범 이래 처음 시도되는 유형이기도 하다. 그만큼 기존의 인수인계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국립공원 관리 체계 정착이 요구되며,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요구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광주의 무등산, 대구의 팔공산과 비슷한 시기에 논의가 시작됐지만, 비보호지역이자 도시지역에 있는 금정산은 지정 시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어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시민사회단체의 꾸준한 노력과 관심이 지자체를 움직였고, 결국 국가 차원의 타당성 조사로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도심 한가운데 있는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 결과 금정산은 자연공원법 상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통도사·해인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로 꼽히는 금정총림 범어사를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를 품고 있고, 국내 최대 규모의 산성인 금정산성이 위치하는 등 문화경관 측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낙동정맥에 위치하면서도 도심 개발로 단절된 환경 속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4종의 서식이 확인되며 생태적 가치 역시 입증됐다.

이제 과제는 관리다. 금정산은 도심형 국립공원 특성상 이용과 개발 압력이 상존한다. 공원 외부에서 탐방로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곳이 100곳이 넘고, 반려견 산책과 산악자전거, 마라톤, 암벽등반, 각종 산악행사 등 다양한 이용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지형 유실과 식생 훼손, 세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 전체 면적의 약 70%가 사유지로 전국 국립공원 평균을 크게 웃돈다. 사유권 침해를 둘러싼 민원 가능성이 높고, 사유지 내 불법 건축물 설치나 토지 형질 변경 등 위법 행위도 적지 않다. 도심 인접 입지로 인한 개발 압력은 외래생물종 유입과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금정산국립공원 준비단은 환경·생태 분야 전문학회와 함께 보전·관리계획 수립 연구를 진행 중이다. 1년에 걸쳐 자연환경과 이용 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도심형 국립공원에 걸맞은 차별화된 보전·관리 방안과 중장기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정산국립공원은 시민과 환경단체, 사찰, 지자체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으로 탄생한 공원이다. 도심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도 다양하다. 시민·환경단체, 지자체, 주민, 범어사를 비롯한 사찰 등 모든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국립공원공단은 공원 시설과 안전 인프라를 국립공원 수준에 맞게 정비하고,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설치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시민, 지자체, 사찰 등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관리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다. 금정산국립공원이 부산 도심 속 환경·생태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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