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8개월 만에 핵협상 재개했지만 여전히 동상이몽
간접 대화 형식… 8시간 만 종료
양측 “좋은 출발” 협상 지속키로
핵 문제 둘러싼 양국 입장차 여전
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 불가 강조
美, 2차 제재 등 대이란 압박 지속
타협안 도출까지 적잖은 진통 예상
6일(현지 시간) 이란 외무장관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가운데)와 수행 대표단이 오만 무스카트에서 미국과의 회담 장소로 출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이란 핵문제를 논의하는 협상을 재개했다. 회담 뒤 양측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지만, 미국은 협상 당일 2차 제재를 가하며 경제적 압박 수위는 유지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다음 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면서도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과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양 측의 입장차는 여전하단 분석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7일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에서 전날 오만에서 열린 미국과 핵협상에 대해 “좋은 출발이었다”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대화가 중단된 이후 8개월 만에 오만에서 핵 협상을 재개했다.
AFP,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의 회담은 6일 오전 10시께 무스카트에서 시작돼 몇 차례 휴식 시간을 거치며 오후 6시까지 총 8시간가량 이어졌다. 미국 측에선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나왔다. 이란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오만 매체가 보도한 사진에 따르면 미군의 중동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도 회담장에서 포착됐다.
이날 회담은 미국과 이란 대표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양측을 오가며 말을 전하는 간접적인 형식으로 개최됐다. 지난해 양국 간 협상도 오만을 중개자로 둔 간접 회담이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회담이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양측을 오가며 말을 전하는 간접 협상 형식이었으나 미국 대표단과 악수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양측이 다음 회담을 여는 부분에 대해선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은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인 우라늄 농축에 대해선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빼앗을 수 없는 우리의 권리이고 계속돼야 한다”며 “폭격으로도 우리 농축 역량을 파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에 관한 권리를 협정으로 보장받기를 원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을 반대하며 “핵문제는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비판했다. 미국이 이란 영토를 공격한다면 이란은 중동 주둔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란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국방 사안이며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을 좋은 대화였다고 평가했지만, 협상과 별개로 이란산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불법 거래에 연루된 단체 15곳과 개인 2명, 선박 14척을 제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유지했다. 이란 수입원을 봉쇄하며 사실상 향후 양국의 핵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역내 무장단체 지원 문제를 다루기를 바라지만 이란은 핵문제 외 논의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합의하기를 매우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약 그들(이란)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7일 미측 협상단을 이끈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찾아 비행 작전 등을 참관하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윗코프 특사는 X(옛 트위터)에 ‘힘을 통한 평화’ 메시지를 강조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유지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