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전례 없는 트럼프·푸틴 하루 새 연쇄 통화
중국 관영매체도 이례적 평가
“너덜해진 세상 기우고 꿰매”
향후 대면 만남 대한 기대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루 사이에 잇달아 통화하며 전례 없는 외교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AFP 등 외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시 주석은 지난 4일 오후 푸틴 대통령과 약 1시간 25분에 걸친 화상 회담을 마친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눴다.
중러 정상 간 통화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통화하는 전통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양국은 6년 연속 춘제 전에 통화했다.
‘혈맹’을 과시해온 양국 통화는 시기도 자연스럽고 내용도 우호 관계 재확인과 협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 전통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등장한 것은 중국 관영매체가 “전례 없다”고 표현할 만큼 이목을 끌 만했다.
불과 두 달여 전에도 통화를 나눴을 정도로 중국과 미국 정상 간 통화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국제 정세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뤄진 연쇄 통화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특히 중국 지도자가 러시아와 미국 정상과 한날 소통 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이와 관련해 “전례 없는 외교 행보이자 중국 국가원수 외교에서의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탄친은 러시아전쟁, 가자지구 유혈사태, 베네수엘라 사태, 미국과 이란의 일촉즉발의 상황 등을 나열하면서 “중국은 세계 평화와 안정의 가장 중요한 힘이며 너덜너덜해진 세상을 기우고 꿰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과 미국은 이날 양국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시 주석은 중국 고전 속 경구를 인용하며 약간의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선한 일이 작다고 해서 행하지 않아서도 안 되고, 악한 일이 작다고 해서 행해서도 안 된다’고 했는데, 이는 ‘삼국지’에서 유비가 유선에게 훈계하며 한 말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이어 자국의 가장 민감한 현안 중 하나인 대만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반드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러 3개국의 정상 간 연쇄 통화는 향후 있을 대면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4월과 상반기 중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란 언급이 나오며 외국 정상들의 방중 행렬에 합류할지 관심을 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