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드론 격추… 양국 고위급 회담 앞두고 긴장 고조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란, 美 유조선 승선·나포 위협
미국, 대규모 군사력 중동 집결
6일 양국 고위 회담 오만서 개최
입장차 여전히 커 협상 진통 예상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해군 니미치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의 갑판에서 F/A-18E 슈퍼 호넷이 이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해군 니미치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의 갑판에서 F/A-18E 슈퍼 호넷이 이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외교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3일(현지 시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이 이란 드론을 격추하고, 이란군이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려 위협해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6일 양국 고위급 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양국이 서로 자극하고 입장차는 여전히 커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아라비아해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당시 함모는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500마일(800㎞) 떨어진 해상을 항해하던 중이었다.

중부사령부는 미군 F-35 전투기가 격추한 해당 드론은 이란의 샤헤드-139 드론으로 “의도가 불분명한 상태로 항공모함을 향해 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병사와 미군 장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드론 격추가 발생한 몇 시간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병력이 미국 국적 선박을 위협하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미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선박 두 척과 이란의 모하제르 드론 1대가 고속으로 유조선 ‘스테나 임페러티브’호에 접근했고 승선·나포를 위협했다고 중부사령부는 전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에 핵 협상 재개를 요구하며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 등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키며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위성 이미지를 분석, 미 국방부 당국자의 발언 등을 인용해 미군이 수십 대의 군용기를 전진 배치하고 항모를 포함한 총 12척의 군함을 중동 해역에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전력 규모는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 당시보다는 작지만 향후 수일 내 추가 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했다. 미 항공모함이 중동 해역에 배치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은 외교를 통한 합의가 여의찮으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군사작전 여부에 대해 “무엇을 할지 말할 수 없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이란이 장소를 변경하고 회담 의제도 핵 문제로만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협상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초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오는 6일 튀르키예에서 만나 예정이었다. 이 회담은 미국이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을 기습 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날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회담 장소를 오만으로 변경하고 의제도 핵 문제로만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요구 사항이 핵 프로그램 종결을 넘어 탄도 미사일 억제와 지역 대리 세력 지원 중단까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 장소를 튀르키예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이란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드론 격추로 인한 긴장 고조가 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난 방금 윗코프 특사와 대화했는데 현재로서 이란과의 대화는 여전히 계획대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외교가 성공하려면 그럴 의향이 있는 파트너가 필요한데 그게 윗코프 특사가 (이란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모색하고 논의하려는 것”이라며 “물론 대통령은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이란과 관련해 여러 선택지를 테이블에 두고 있다. 이란이 ‘미드나잇 해머’ 작전의 공습을 통해 그런 점을 잘 깨달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