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결집력 한동훈 지지층… 6·3 지방선거 준비 서두르는 장동혁
여의도 집회, 한동훈 지지층 결집
연단서 장동혁 지도부 직격
내홍 장기화·지선 변수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를 이유로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이후 당내 갈등이 이어지는 흐름이다. 한 전 대표 지지층은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장동혁 대표는 지방선거 체제 전환과 당 쇄신안 추진으로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한 전 대표 지지층의 결집력과 지도부의 ‘마이웨이’ 행보가 맞물리며 내홍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고 당 지도부의 한 전 대표 징계 처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을 규탄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현장에는 “부당징계 자행한 장동혁 각오하라” “진짜보수 한동훈 우리가 지켜낸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행사 주최 측은 약 1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행사에서는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보수 논객 조갑제 씨 등이 연단에 올라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26년 1월 2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확정한 그날 우리가 사랑했던 정당 국민의힘은 죽었다”며 “한동훈을 쫓아내고 반헌법적인 윤어게인당으로 복귀하면서 스스로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조갑제 씨도 “보수 지식인들이 윤석열의 박수부대이자 팬클럽이 돼 진영 논리에 빠지면서 윤석열을 괴물로 만들었다”며 “그 결과 보수 언론과 지식인들이 윤석열과 손잡고 함께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 대표도 이 자리까지 함께 왔다가 결국 유턴해 윤석열의 품에 안겼다”며 “윤석열의 품이란 불법 계엄,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수괴가 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제명 이후 한 전 대표 지지층이 빠르게 재결집하는 흐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내 기반이 약화됐다는 평가와 달리, 장외에서 조직력과 결집력이 확인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친한계는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경 기조를 이어가며 한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모습이다. 초·재선 의원 중심의 소장파 그룹 ‘대안과 미래’도 “당의 분열을 초래하고 외연 확장의 장벽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전 대표는 오는 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장외에서 지지층을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장 대표는 당무 복귀 이후 쇄신안 추진과 6·3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높이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흐름이다. 지도부는 설 연휴 전 당명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인재영입위원장 인선과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 공천관리위원회 가동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의 대부 격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추진하는 등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간다. 오는 4일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당 쇄신과 미래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제명 후폭풍이 지방선거 준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이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인재영입 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고 당협 정비와 공천 룰 확정 과정에서도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전 대표 지지층의 결집과 지도부의 정면 돌파 전략이 맞물리면서 당내 긴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