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외국인 210만 시대’ 세계로 통하는 부산, 이민 관문도시로 [부산은 열려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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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람 : 이방인을 이웃으로 ④ 이민청 유치로 인재 양성

출입국·이민 정책 전담 정부기관
항만·공항·대학 갖춘 부산 최적지
유치 땐 3조 5000억대 경제 효과
지역 미래 전략 연계 적극 나서야

부산시와 부산글로벌도시재단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교육원 학생 등 26명이 지난해 8월 금정구 부산대 캠퍼스 투어에 나서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와 부산글로벌도시재단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교육원 학생 등 26명이 지난해 8월 금정구 부산대 캠퍼스 투어에 나서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출입국·이민 정책을 도시 성장 전략과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열린 도시’를 표방해 온 부산에서도 이민청 유치 등을 통해 관련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29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발표한 지역별 외국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외국인 인구(등록·거소)는 215만 9052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외국인 등록 인구도 6만 8436명에 달했다. 외국인 인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때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2년에 반등해 다시 증가 흐름을 회복했다. 외국인 인구가 노동시장과 지역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외국인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정치권에서는 출입국 관리와 체류 정책, 이민 관련 업무가 부처별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해 왔다.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전담 기구로서 이민청 설치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배경이다.

이민청은 기존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수행해 온 기능을 ‘청’ 단위로 격상해, 증가하는 외국인 인구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직으로 구상됐다. 단순한 출입국 관리에 그치지 않고, 저출산 시대에 대응해 이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외국인의 정착과 사회 통합까지 포괄하겠다는 취지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2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이민청 설립을 본격 추진했다. 개정안은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에 흩어져 있던 외국인 정책을 이민청이라는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통합하고, 비자 발급과 고용 관리, 다문화 가족 지원, 난민 정책까지 한곳에서 총괄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시 이민청 직원 규모는 450명, 연간 예산은 315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민청 유치 시 지역 내 외국인 이민·이주가 활성화되고 약 3000명의 일자리 창출, 연간 3조 5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제시됐다. 정부의 이민청 설립 움직임 이후 외국인 비율이 높은 안산과 김포, 천안, 인천 등 10여 개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부산 역시 이민청 입지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항만과 공항을 동시에 갖춘 국제 물류 거점이라는 점과 다수의 대학·연구 기관이 밀집해 있다는 점,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 유입 경험이 비교적 풍부하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단순한 행정 편의성을 넘어 이민 정책을 지역 성장 전략과 연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부산은 조선·해양과 물류, 제조업을 비롯해 최근에는 콘텐츠와 정보통신, 첨단 기술 분야까지 인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내국인 인력만으로 이를 충당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숙련된 전문 인력과 청년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민청 유치를 계기로 외국인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부산에서도 이민청 유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2023년 10월 ‘이민청 부산 유치 시민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첫 모임을 열었고, 추진위원회에는 부산외대 이재혁 명예교수와 부산종교인평화회의 정산 스님 등 지역 인사 10여 명이 참여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열린 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이 이민청 유치 논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정부의 논의 흐름을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이 먼저 이민청 설립 필요성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구조 변화 등에 따라 외국인 인재를 지역 성장 전략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마련하고, 이민청 유치를 둘러싼 논의를 선제적으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민청 유치는 단순한 기관 이전 문제가 아니라, 부산이 앞으로 어떤 도시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 주는 정책적 선택”이라며 “외국인 인재를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끌어안기 위한 준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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