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관세 인상 불똥 튄 산업계 또다시 '비상'
자동차 업계 등 당혹 속 긴장감
조선·방위산업은 피해 적을 듯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산업계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고, 자동차, 목재, 의약품, 기타 모든 상호 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접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25%의 미국 자동차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만 총 4조 6000억 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발간한 자동차 산업 점검에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이 연간 8조 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률도 6.3%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좀 더 살펴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직영정비센터 폐쇄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GM 같은 경우는 철수설이 또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는 관세 인상 자체보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 위축 가능성을 더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자동차 품목 관세에 친환경차가 포함될 경우 전기차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배터리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의약품에 200% 초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100%, 15% 등으로 바꾼 적이 있어서다.
석유화학과 태양광 업계도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거나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과 방위산업은 아직 미국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타 업종보다 피해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