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닥 지수 1000 돌파, 신산업 생태계 혁신 계기 만들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년여 만에 회복, 천스닥 시대 다시 열어
외국인 투자… 유망산업 실적 증명 과제

코스닥 지수가 4년여만에 1,000선을 넘어선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 지수가 4년여만에 1,000선을 넘어선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 지수가 4년여 만에 1000선을 돌파하며 이른바 ‘천스닥’ 시대를 다시 열었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70.48포인트(7.09%) 급등한 1064.41로 마감하며 4년 5개월여 만에 1000선을 다시 돌파했다. 장중에는 급등세로 약 9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 바이오·이차전지 등 성장주 강세, 개인과 기관·외국인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정부가 ‘코스닥 3000포인트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코스닥 지수를 달군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수 1000돌파는 오랜 정체를 겪어온 코스닥 시장에 분명한 전환 신호로 읽힌다.

이번 천스닥은 과거와 결이 좀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부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강경 대응과 연기금 진입 여건 개선,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첨단 기술기업 상장 활성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업종 구성도 IT 편중에서 벗어나 바이오·이차전지·소재·게임 등으로 고르게 확장됐다. 거래소가 인공지능(AI)·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우주산업을 핵심 기술로 지정해 맞춤형 기술심사를 도입한 점 역시 변화를 뒷받침한다. 대형주 조정 국면에서 중소형 성장주로 수급이 이동하는 흐름은 시장 체력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상승을 거품이 아닌 회복으로 보는 시각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코스닥 지수가 천스닥 고지를 밟았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외국인 투자 유입이 필수적이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서다.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려면 상장사의 실적 가시성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544조 원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은 9.87%에 그쳤다. 2020년 이후 줄곧 9%대에 머물며 코스피와 대비된다. 불안 요인은 또 있다. 실적이 불투명한 기업, 테마 쏠림, 개인 중심의 변동성 구조다. 디지털자산이나 모험자본이 해법처럼 거론되지만 자본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으로 향한다.

코스닥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1000선 돌파는 코스닥 역사에서 손에 꼽힐 장면이다. 하지만 숫자만으로 체질 변화를 단정하긴 이르다. 닷컴버블 붕괴 이후 20년간 1000선을 넘지 못했던 기억도 여전하다. 증권업계는 그동안의 코스닥 부진이 위험자산 선호가 대형주에 쏠린 결과라며 모험자본이 유망 산업과 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관건이라고 본다. 단기 부양책보다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 설계가 중장기 반등을 좌우한다는 지적이다. 불공정 거래에 대한 무관용, 상장·퇴출 기준의 엄정함, 혁신기업이 성장할 생태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그렇다고 제도 개선만으로 성과를 담보할 순 없다. 바이오와 이차전지에서 실적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천스닥은 다시 신기루로 끝날 수 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