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변신… 한일 양국의 엇갈린 풍경 [마루타 기자의 부산 후일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日 단기대 신입생 모집 중단 심화
4년제 승격과 실무 중심 개편 필요

마루타 미즈호서일본신문 기자 마루타 미즈호서일본신문 기자

최근 서일본신문에 일본 전역에서 단기대학(한국의 전문대학)의 신입생 모집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저출생 심화와 4년제 대학 선호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후쿠오카와 나가사키를 포함한 규슈 7개 현의 경우, 전체 35개 단기대학 중 20%가 넘는 8개교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일본 내 단기대학 수는 1996년 598개교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5월 기준 292개교로 반토막이 났다. 문제는 단기대학이 의료, 복지, 운송 등 ‘필수 노동 인력’을 양성하는 핵심 축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졸업 후 지역 사회의 ‘즉시 전력’이 되어줄 인재들이다. 단기대학이 사라진다면, 보육이나 간병 현장에서 일할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한국 대학의 모습은 일본과는 사뭇 상황이 달라 보인다. 최근 부산외국어대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통유리 너머 교실 안에 설치된 커다란 비행기 모형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단순한 모형이 아니었다. 비행기 내부 좌석은 물론 기내 반입 수하물 검사대까지 갖춰진 시설이었다. 관계자에게 물으니 승무원을 양성하는 ‘항공서비스 전공’실습용 시설이라 했다. 이 외에도 경찰행정 전공 등 일본인의 눈에는 생소하고도 신기한 전공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도 4년제 대학에 이같은 전문 직업에 직결된 전공이 일부 존재하긴 하지만, 대개 전문 직업 양성은 단기대학이나 전문학교의 영역이다. 일본의 4년제 대학은 여전히 ‘교양을 쌓는 곳’이라는 성격이 강하며, 졸업 후 기업 등 사회 조직에 들어가 일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해당 대학의 교수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지방 전문대학들은 일본의 단기대학보다 훨씬 이른 단계에서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 여기에는 일본보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와 더불어 뿌리 깊은 학벌 사회의 단면도 투영되어 있다. 폐교 위기에 몰린 전문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4년제로 전환하고, 취업과 직결된 실무형 전공을 전면에 내세우며 돌파구를 찾았다는 것이다.

전문대학의 4년제 승격과 실무 중심 개편은 실로 과감한 개혁이다. 앞서 언급했듯 일본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히 ‘폐교’를 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학 제도의 기민한 전환에서 역동적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유연함이 느껴진다. 저출생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의 미래를 구상함에 있어, 한국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