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네소타서 또 연방요원 총격에 시민 또 사망… 시위 격화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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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간호사 30대 남성 숨져
이민단속 총격 사망 17일 만
당국 “탄창 2개 장착 총기 소지”
NYT “총이 아닌 휴대전화” 분석
미국 전역 반발 시위 확산 조짐

24일(현지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들이 테이프를 설치하자 시위대가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들이 테이프를 설치하자 시위대가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시민이 숨지는 사건이 17일 만에 또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에 반발하는 시위대와 이민 당국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미네소타는 물론 미국 전역으로 연방 요원의 무차별 단속에 대한 반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은 24일(현지 시간) 유튜브를 통해 중계한 기자회견에서 백인 남성이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유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망자가 미니애폴리스 남부에 거주하는 참전용사들을 돌보는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로, 일리노이주 출신의 미국 시민이며 주차위반 등 외에는 중대한 범죄 이력이 없다고 보도했다. 프레티의 부친은 AP에 그가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에 분노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또 프레티가 총기 소지 허가를 받았지만, 총기를 휴대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미네소타 지역 신문 스타트리뷴이 공개한 영상에는 요원 여러 명이 한 남성을 제압하다가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 목격자들은 이 남성이 흉부에 여러 발의 총상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국토안보부는 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 남성이 당시 이민 단속을 벌이던 국경순찰대 요원에게 9㎜ 반자동 권총과 탄창 2개를 소지한 채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요원들이 무장 해제를 시도하던 중 격렬한 저항을 받고 방어적으로 사격했으며, 즉시 응급처치를 했으나 이 남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총격을 가한 연방 요원은 8년 경력의 국경순찰대 소속 베테랑이라고 미네소타 현지에서 단속 작전을 지휘하는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사령관이 전했다.

보비노 사령관은 “용의자는 장전된 탄창 두 개가 장착된 총기를 소지했으며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법 집행관들을 학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공개 영상에서 총격을 당할 당시 프레티의 손에는 총이 아닌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고 분석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연방 요원들이 혼란과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그들을 미네소타에서 철수시키라”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우리의 거리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가 저지르는 잔혹함을 직시해야 한다”며 “연방정부의 이번 사건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 주 정부가 수사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방침을 백악관에도 밝혔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우리는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서는 안 된다”며 시민들에게 평화적 대응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망자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음을 강조하며 연방 요원의 총격이 정당방위라는 점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와 시장이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르네 굿 사건 이후 연방 요원의 총격에 의한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오면서 무차별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37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현장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전날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혹한의 날씨에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메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미니애폴리스는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며 이를 계기로 미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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