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년 휴관… 대체 공연장 찾기 숙제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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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개관 이후 38년 만에 전면적 시설 개선 착수
무대·음향 장치, 전기·제어 시스템 교체 등 81억 원 들여
지난해 150회 이상 공연… 비싼 민간 시설 등 이용해야
문화회관 "공연 수준, 연출력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공사"

개관 38년 만에 전면적인 시설 개선 공사와 함께 휴관에 들어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부산문화회관 제공 개관 38년 만에 전면적인 시설 개선 공사와 함께 휴관에 들어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의 공연예술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이하 대극장)이 개관 38년 만에 전면 시설 개선에 착수하면서 올 한 해 동안 문을 닫는다. 대극장의 장기 휴관에 따라 지역 문화계 일각에서는 공연예술을 위한 공간 부족과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38년 만의 대수술…올해는 휴관

1988년 개관한 대극장은 지난 38년 동안 부산 공연예술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가 누적되면서 일상적 유지·보수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무대기계와 조명, 각종 제어 시스템이 설계수명을 넘어선 지 오래돼 안전성 및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심각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종합컨설팅 결과가 2019년과 2022년 잇따라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부산시 추가경정예산에서 11억 원이 반영돼 ‘무대 운영의 안전성 확보’와 ‘미래형 공연환경 구축’을 위한 보수설계에 착수했고, 올해 초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총 사업비는 81억 원 규모로 △상·하부 무대장치 전면 교체 △그리드 아이언 교체 △전기 및 제어시스템 교체 △방화막(커튼) 소방·공조 배관 교체 △음향 반사판 및 무대막 전면 교체 등의 대규모 공사를 진행한다.

부산문화회관 측은 “단순히 노후 장비 교체가 아니라 무대의 핵심 구조와 동력, 제어 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수준의 재구축 공사”라며 “공연장 안전사고 예방과 공연 중장비 오작동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명에 관련된 배관·배선을 포함한 ‘플라이 덕트’ 교체는 조명 장비의 전원 안전성 확보와 전기적 위험요소 제거는 물론, 대극장의 조명 품질과 운영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무대 안전통제 영상시스템을 구축해 무대의 전 구역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돼 공연은 물론 무대 작업 중에 발생할 지 모를 관객·공연자, 무대 종사자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최신 관리 체계가 만들어졌다고도 했다.

윤광윤 부산문화회관 무대예술팀 차장은 “이번 시설 개선은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관객들에게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환경을 제공해 부산 공연예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부산문화회관 제공

■‘대안 공간’ 찾기 나선 공연단체들

문제는 대극장의 전면적 시설개선과 이에 따른 장기 휴관이 지역 공연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대극장의 좌석수는 1417석으로 부산 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형 공연장에 해당된다. 특히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지역문화 육성과 시민 편의에 더 많은 가치를 둬 왔기 때문에 대관료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졌다.

2025년 한 해 동안 대극장에서 이뤄진 공연은 클래식, 뮤지컬, 연극, 무용 등 모두 114건(157회)에 이른다. 이 정도의 공연 수요가 올해는 다른 공연 시설을 찾아야 하는 셈이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은 올해 모든 연주회를 부산시민회관과 부산콘서트홀에서 각각 나눠서 열기로 했다. 부산시향은 지난 15일 신년음악회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했고, 제627회 정기연주회(1월 29일)는 부산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부산문화재단도 매해 각종 공연예술 지원사업과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등을 대극장을 중심으로 열어 왔는데, 올해는 민간 공연장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의 공연 전문 기획사 ‘부산문화’도 매년 수차례 씩 대극장을 빌려 공연을 해왔는데, 올해는 부산콘서트홀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을 대관해서 소화하기로 했다.

이들 공연 주체 측은 대극장을 대체할 공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대관 비용 탓에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지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극장을 주로 사용해 온 부산시향을 비롯한 부산시립예술단의 경우 다른 공연장을 이용할 경우 악기 및 장비의 이동·설치 등 추가 비용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대극장의 부재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분야는 국악이다.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는 대부분 마이크를 사용해야 하는데, 부산콘서트홀이나 낙동아트센터의 경우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기 때문에 마이크를 쓸 수 없어서 대안 공간을 찾기가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내달 신년음악회를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 개최할 예정인데, 좌석수가 대극장에 비해 크게 적은 880석이어서 관객 수용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다.

부산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이 휴관에 들어갔지만 부산콘서트홀과 낙동아트센터가 잇따라 개관한 시점이어서 그나마 공연 수요의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면서도 “부산은 도시 규모에 비해 공연장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지속적인 공연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문회회관 측은 “대극장이 38년 동안 수많은 공연을 소화해 왔는데, 시설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면서 “이번 개선 사업은 초대형 또는 미래형 공연을 가능하게 하고 연출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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