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원으로 건물 7채 구매… 부산 200억대 전세 사기 일당 ‘실형’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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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4명에 징역 3~13년 선고
250명에게 약 209억 원 가로챈 혐의
‘무자본 갭투자’로 오피스텔 7채 구매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 등 200여 명을 상대로 200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건물 7채를 사들인 일당은 약 2억 원만 들여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3단독 심재남 부장판사는 사기,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세 사기 주범인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3년, 공범이자 그의 조카인 30대 남성 B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건물 명의자인 50대 여성 C 씨와 그의 아들인 20대 남성 D 씨에겐 각각 징역 10년과 3년을 선고했다.

A 씨 일당은 2018년 7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부산 오피스텔을 임대하며 피해자 250명에게 보증금 약 208억 94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보증보험에 가입하며 임대차 계약서 85장을 실제 전세금보다 더 낮게 위조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제출한 혐의도 받는다.

A 씨 일당은 대출금과 임차인들 전세 보증금으로 건물을 사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부산 동래구, 부산진구, 연제구, 해운대구 등에서 오피스텔 7채를 구매했다. 총 265세대인 건물들을 약 295억 원에 샀지만, A 씨 일당은 자신들 돈을 약 2억 원만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건물들은 금융기관 대출과 전세 보증금을 합치면 시세를 넘는 이른바 ‘깡통 건물’로 조사됐다. 건물을 팔아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었지만, 이들은 “자산가라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A 씨 일당은 새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지속했다. 전세 보증금은 개인 생활비나 채무 변제, 외제차 리스료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 씨 형사 합의금과 변호사 비용 등으로 38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로 알려졌다. 이들은 HUG 보증보험을 믿고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위조 사실이 드러난 이후 HUG가 보증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취소해 2차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많은 임차인을 속여 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액 합계가 200억 원이 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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