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에…기준금리 연 2.50% 5연속 동결
서울 집값도 동결 배경 지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5연속 동결 결정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환율이 더 치솟을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정부 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르는 서울 집값 역시 한은이 금리 인하를 피한 이유로 거론된다.
금통위는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네 차례 회의 중 2·5월 두 차례 인하로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 등에 경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통화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결과다.
하지만 금통위는 하반기 들어 인하 행렬을 멈추고 7·8·10·11월 잇달아 금리를 묶었고, 새해 첫 회의까지 5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금리 장기 동결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불안한 원달러 환율이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3.50∼3.75%)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낮)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또 3.8원 올라 1477.5원에 이르렀다.
“최근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맞지 않는다”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이날 새벽 외환 시장에서 환율은 일단 1460원대로 떨어졌지만, 굳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가치 절하를 부추길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환율과 함께 계속 오르는 소비자물가 추세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17.57·2020년=100)는 1년 전보다 2.3% 올라 9월(2.1%)·10월(2.4%)·11월(2.4%)에 이어 넉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특히 석유류(6.1%)·수입 쇠고기(8.0%) 등의 상승 폭이 컸는데, 높은 환율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0·15 등 정부 부동산 대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집값 오름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를 일단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금융시장 안정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직전 주보다 0.18%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48주 연속 상승세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금리 인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