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함정 영도조선소 입항… HJ중공업, MRO 닻 올렸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첫 수주
유지보수·정비 거쳐 3월 인도
한화오션·HD현대도 잇단 성과
美 해군력 증강·인프라 노후화
연 20조 MRO K조선 먹거리로

12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조선소에 입항한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HJ중공업 제공 12일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조선소에 입항한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HJ중공업 제공

연간 20조 원 규모의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 단일 수주 규모는 작지만 지속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하고, 수익성이 높아 조선사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HJ중공업은 지난달 미 해군으로로부터 수주한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이 12일 부산 영도 조선소로 입항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함정은 HJ중공업의 첫 미 해군 MRO 사업이다. HJ중공업은 이달부터 정비 작업에 본격 착수, 각종 장비·설비 점검·유지보수 등 작업을 거쳐 오는 3월 미 해군에 해당 함정을 넘겨주게 된다. 이 함정은 길이 210m, 너비 32m 규모로 미 해군 전투함 등 주력 함정에 최대 6000t의 탄약, 식량, 건화물과 2400t 연료를 보급할 수 있는 군수 지원함이다.

국내 해양방위산업체 1호 기업인 HJ중공업은 2024년부터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오다, 지난달 미 해군으로부터 첫 MRO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조선사 중에서도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이은 세 번째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도 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선발주자는 한화오션으로, 국내 처음으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2024년 7월 미 해군 함정 정비 협약(MSRA)을 체결한 이후, 월리 쉬라의 정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지난해 3월 인도했다. 또한 2024년 11월과 지난해 7월 각각 급유함 ‘유콘함’과 보급함 ‘찰스 드류함’도 연이어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미국뿐 아니라 지난해 영국과 캐나다 해군의 MRO 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8월 미 해군으로부터 미 해군 군수지원함 ‘앨런 셰퍼드함’ MRO를 처음 수주하고 지난해 말 정비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화물보급함 ‘USNS 세사르 차베즈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MRO 사업은 최근 미국의 해군력 증강 기조와 맞물려 조선업계의 핵심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MRO 사업은 선사 입장에서는 새 선박 발주와 무관하게 운용 중인 함정이 존재하는 한 수요가 계속 발생하는 안정적입 수입원이다.

미중 해양 패권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미국 내 조선소 인프라 노후와 인력 부족 등으로 대응 능력은 한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연간 130~150척에 달하는 MRO 수요를 자국 내에서 감당하지 못하면서 동맹국 조선소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국방부가 함정 MRO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본토에서 담당해 왔던 자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 작업을 인도·태평양 현지 동맹국의 역량을 활용하는 ‘지역 정비 지원 체계’를 도입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2024년 577억 6000만 달러(약 84조 원)에서 2029년 636억 2000만 달러(약 92조 원)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 MRO 시장은 연간 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수행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