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이라는 조건 '돌파'… 해양 서사 새로운 국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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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학 공모전
일반부 심사평



구모룡 문학평론가. 부산일보DB 구모룡 문학평론가. 부산일보DB

유연희 작가. 부산일보DB 유연희 작가. 부산일보DB


이병순 작가. 부산일보DB 이병순 작가. 부산일보DB

시나 수필이 담을 수 있는 영역보다 경험 내용이나 서술의 자유로움에서 소설이 해양문학을 선도할 가능성이 큰 장르가 아닌가 한다. 그만큼 개방적인 형식인 소설이 연안 해항의 삶과 어선과 상선의 항해 과정을 통하여 경계 없는 서사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편 ‘적도의 침묵’은 인도양을 지나는 중에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한 밀항 사건을 중심으로 인간 생명과 자본의 체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밀도 있게 서술하였다. 서사가 빈곤할 수밖에 없는 컨테이너선이라는 선박의 조건을 돌파하여 해양 서사의 새로운 국면을 제시한 의의가 크다. ‘믈라카의 황혼’은 연구선의 탐사 항해 서사를 골격으로 해저 자원 조사와 기후 변화, 해적의 출현 등의 사건을 긴밀하게 직조하였다. 두 편은 기존에 큰 성과를 내어온 원양 어선 중심의 박진감 있는 모험 서사에 새로움을 더한 노력으로 평가받았다.단편인 ‘박철수의 조끼’와 ‘흰꼬리수리’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나 지평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중편 ‘적도의 침묵’과 ‘믈라카의 황혼’을 각각 대상과 최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수필의 경우 에세이 정신이 빛나는 ‘공극’과 가족사에 기댄 ‘해녀 어머니의 테왁’과 ‘닻’을 두고 논의 끝에 짜임새 있게 진솔한 고백을 표출한 ‘닻’을 최우수작으로 밀었다.

여러 좋은 시편들 가운데 ‘갯벌 도서관’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바다를 감각하는 생동감과 이를 은유의 리듬으로 솜씨 있게 표현하는 시적 공력이 잘 드러난 때문이다. 해양문학은 연안에서 대양에 이르는 경험의 다채로움을 포획할 수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특히 이러한 전망이 해항도시인 부산을 통하여 더욱 고조될 수 있음을 이번 공모를 통하여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 구모룡 문학평론가, 유연희 작가, 이병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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