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등어 90% 공급’ 대형선망수협, 해산 위기 면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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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반 수산업계 맏형 ‘명맥’

어획량 급감으로 2개 선단 감척
조합원 수 충족 못 해 해체 ‘턱밑’
기준 완화 개정안 통과 기사회생
배출규제 완화·어업협정 재개 등
경쟁력 되찾을 구조 개선은 난항

관련법 개정으로 대형선망수협이 조합 해산 위기를 면하게 됐다.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앞에 대형선망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관련법 개정으로 대형선망수협이 조합 해산 위기를 면하게 됐다.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앞에 대형선망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속보=전국으로 유통되는 고등어 90% 이상을 잡는 대형선망수협(이하 대형선망)이 조합원 수 미달로 해산 위기(부산일보 2025년 3월 18일 자 1면 보도)에 처했다가, 최소 조합원 수를 하향 조정한 관련 법이 최근 통과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수산업계는 이번 법 개정이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서민 식탁 단골 메뉴인 고등어가 기후 변화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어획량 감소를 겪고 있어 조만간 국민 생선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 해산 위기는 넘겼지만…

7일 법제처에 따르면 업종별 수협의 해산 최소 인원 요건을 기존 15명 미만에서 7명 미만으로 개정한 ‘수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30일부터 공포·시행됐다.

개정 전에는 업종별 조합은 조합원이 14명이 되면 해산해야 했다. 하지만 어획량 감소와 어촌 고령화 등을 고려해 조합 해산 인원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지난해 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천호(경남 사천남해하동) 의원이 업종별 수협의 강제해산 최소 인원 요건을 기존 15명 미만에서 7명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수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산자원 감소, 어촌 고령화 현상으로 ‘15명 미만 조합 해체’ 요건이 어업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번에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업종별 수협의 해산 기준 조합원 수는 6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국내 고등어 생산을 맡은 대형선망은 조합원 감척으로 조합원 수가 14명이 되면서 기존 법상 해산이 잠정 확정됐지만, 개정안 통과로 해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기준 대형선망 조합원 수는 16명이나 2024년 선단 1곳, 지난해 추가로 1곳이 감척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조합원 수는 14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감척이 선정된 2개 선단은 잔존가치 평가, 폐업지원금 지급 등의 절차가 끝나면 올해 조합을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탁서 사라져 가는 국민 생선

국내 고등어 생산은 어장 변화와 유가 상승 등으로 근래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중간 사이즈 어획량 감소를 겪어 왔는데 최근에는 이를 대체해 온 수입산 고등어마저 수급난을 겪고 있다.

수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300g 이상 몸집이 큰 고등어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 비중은 4.6%로 전년(12.9%)이나 평년(20.5%) 대비 최대 70% 이상 급감했다.

그동안 노르웨이 고등어가 수입돼 국내 수요를 대체했는데, 최근 노르웨이 정부가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고등어 어획량 쿼터를 대폭 줄이기로 해 국내 고등어 가격은 더 폭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고등어 수출국인 노르웨이는 영국, 페로 제도, 아이슬란드와 올해 북동대서양 고등어 어획량 쿼터를 작년 대비 48% 감축하기로 지난달 합의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고등어의 80~90%는 노르웨이산이다.

가격 역시 폭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수입산 염장 고등어 한 손 소매가격은 지난달 평균 1만 363원으로 1만 원을 넘어섰다. 1년간 28.8% 올랐고, 2년 전(6803원)과 비교하면 1.5배로 뛰었다.

■땜질 처방으론 ‘국민 생선’ 못 지켜

수산업계에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일어업협정 재개를 비롯한 선박 배출 규제 완화, 감척 지원 강화 등이 이뤄져야 고등어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일 양국은 매년 어업협정을 체결하고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입어해 왔으나, 2016년 6월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상호 입어가 중단되고 있다. 게다가 해양환경관리법 강화로 수입 디젤 선박 배출 규제가 더 엄격해지고, 이를 충족할 중고선을 더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 수산업계 관계자는 “좁은 바다에서 다양한 업종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배출 규제를 충족하는 배를 새로 만드는 데도 수백억 원이 든다”고 전했다.

김도훈 국립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어업인들이 실제로 폐업할 수 있는 지원금 산정 등을 통해 강도 높은 감척을 압축적으로 진행해 어획능력을 조정하고, 남은 어업인들이 지속가능한 어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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