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흔들리고 국내 STO 빗장 풀고 [비즈앤피플]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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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디지털자산 시장 전망은

비트코인 가격 지난해 10월 급락 이후
시가총액 1조 7000억 달러대로 축소
올해엔 최대 25만 달러대 상승 ‘낙관론’
3만 6000달러까지 급락 ‘비관론’ 혼조
글로벌 STO 시장 구조적 전환기 진입
실물·금융자산 토큰화 182억 달러 규모
국내에선 제도화 법안 국회 통과 앞두고
이달 중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비트코인, 바닥 다지기? 추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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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국면에 들어선 비트코인과 제도권 진입을 앞둔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은 2026년 디지털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르는 두 축으로 부상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자금 이탈과 변동성 확대 속에서 바닥 다지기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며, 비트코인의 ‘기관 자산화’가 시험대에 올랐다. STO 시장은 실물·금융자산의 토큰화를 중심으로 규제 정비와 상품 확장이 맞물리며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RWA) 확산과 함께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 통과와 장외거래소 출범을 계기로 STO 시장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비트코인, 바닥 다지기? 추가 하락?

3일 오후 현재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9만 달러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에 기록했던 최고점 12만 4752달러 대비30%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도 최고 2조 50000억 달러 수준에서 현재 1조 7000억 달러대로 축소됐다.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가격 급락 이후 가상자산 부문 누적 자금 유출액은 32억 달러에 달해 투자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그럼에도 올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낙관하는 전망도 적지 않다. 미국의 투자 리서치 회사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립자인 비트마인 톰 리 CEO는 내년 비트코인이 개당 20만~25만 달러대에 거래될 것으로 점쳤다. 그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의 자금 유입이 2026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펀드스트랫의 또 다른 내부 보고서는 내년 상반기 중 비트코인 가격이 6만~6만 5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의 디지털자산 투자관리사 그레이스케일은 규제 확립에 방점을 둔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했다. 현재 미 의회에서 ‘시장 구조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관의 시장 참여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권한을 구분해 가상자산 규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 가격이 올 상반기 신고가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더프레임 김동환 대표는 “미국의 통화 정책 전환 기대나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과 은 같은 전통 자산이 먼저 반응했고, 비트코인도 결국 가격은 균형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니어스 법안 등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로 시장 유동성이 다시 쌓일 수 있다는 부분도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속속 등장했다. 코인셰어즈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을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때 비트코인 가격이 7만 달러대까지 곤두박질 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전문지 FX엠파이어는 기술적 지표인 50주 이동평균선 붕괴를 이유로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도했다. 과거 패턴상 비트코인 가격이 50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면 가격이 50~60% 하락했다는 것. 이 매체는 올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3만 600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 밖에도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는 온체인 수요의 둔화로 5만 6000~7만 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퀀트투자 전문가 강환국 작가는 비트코인이 반감기 이후 고점을 형성하고 조정을 거치는 이른바 ‘4년 주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봤다. 다만 과거처럼 고점 대비 70% 급락 가능성은 낮다며, 조정이 온다면 5만~7만 달러 선이 현실적인 범위라고 설명했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단기 예측보다 기준 설정을 강조했다. 그는 재진입 신호로 △글로벌 통화량(M2) 증가 전환 △7만 달러 이하 급락 △120일 이동평균선 상향 돌파 등을 제시하며 “120일선은 과도한 매매를 피하면서 추세 전환을 확인하기에 적합한 기준”이라고 전했다.


■빗장 열리는 STO, 국내서도 본궤도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2026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서 “과거 가상화폐 중심의 투기적 거래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한 디지털자산 시장이 이제는 실물·금융자산(RWA)의 토큰화·스테이블코인 등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구조적 전환기에 돌입했다”고 썼다. 채권이나 주식, 부동산, 예술품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해 유통·거래하는 글로벌 STO 시장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181억 90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성장세만 약 115%에 이른다.

RWA 토큰화 주요 사례로는 미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비들(BUIDL)’과 금을 토큰화한 ‘테더골드(XAUt)’와 ‘팍스골드(PAXG)’가 대표적이다. 이들 자산의 시가총액만 40억 달러를 넘어선다.

그동안 글로벌 흐름에 뒤처졌던 한국의 STO 시장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성화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3년 가까이 논의만 이어져 온 STO 시장 제도화를 위한 관련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물자산 등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분할해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도 1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STO업계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는 올 상반기 중으로 커피 원두와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비단 김상민 대표는 “디지털금융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라며 “제도 정비와 함께 우수한 조각투자 상품들이 빠른 속도로 쏟아지면서 시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로 유명세를 떨친 스탁키퍼는 최근 5개의 투자계약증권의 수익청산을 완료해 수익률 17%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총 498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수익이 분배됐다. 스탁키퍼는 올해에 단순 투자 중개를 넘어 사육과 투자,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직접 통제하는 ‘수직계열화’로 수익 안정성을 강화한다. 스탁키퍼는 또한 한우 외에도 말이나 닭 등 다른 가축 자산으로의 상품군 확장도 모색 중이다.

스탁키퍼 안재현 대표는 “올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출범 이후에는 발행사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진다”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을 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영역의 기초자산에 기반한 상품을 준비 중인 조각투자사도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로 알려진 펀블이 대표적이다. 펀블은 우선 지금까지 준공된 건물 중심의 부동산 자산에서 담보대출 채권 등 부동산 연계 금융 자산까지 투자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여기에다 문화·콘텐츠 IP에서 발생하는 수익 청구권을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펀블의 조찬식 대표는 “IP 투자 상품 개발을 위해 콘텐츠 기획사 등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시행령까지 정비되면, 내년 가을쯤에는 STO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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