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학교 급식실에 로봇 투입했더니… 고온 작업 시간 69% 줄었다
근력 필요 작업 횟수도 72% 감소
조리종사자 82% “개선 효과 체감”
부산 학교 급식실에 설치된 조리로봇 모습. 부산시교육청 제공
지난 9월 부산 지역 학교 급식실에 처음 도입된 조리로봇이 조리종사자의 작업 부담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고위험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면서 근무 환경이 개선됐고, 급식 품질에 대한 만족도도 함께 높아졌다는 평가다.
부산시교육청은 외부 전문 기관과 교육청 자체 분석을 통해 조리로봇 도입 전·후 작업 환경을 비교한 결과, 솥 앞에서 이뤄지는 고온 작업 시간이 평균 69% 줄었고, 근력 투입이 필요한 작업 횟수도 72%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작업 자세와 신체 동작을 기준으로 한 작업 강도 역시 약 50% 낮아져 근골격계 부담 등 신체적 위험 요인이 크게 완화됐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시교육청이 지난달부터 네 차례에 걸쳐 실시한 간담회와 만족도 조사에서 조리종사자의 82%가 작업 환경 개선 효과를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업무 강도 완화는 78%, 업무 편의성 향상은 74%로 집계됐다. 또한 응답자의 90% 이상이 향후 조리로봇 도입 확대에 찬성했다.
해당 조사에서 조리종사자들은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해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근무 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조리 품질 측면에서도 튀김·볶음류 음식이 기존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낫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급식 전반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업은 시교육청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25년 서비스로봇 실증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시교육청은 국비 지원을 받아 올해 2학기부터 학교 급식실에 조리로봇을 도입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시교육청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조리로봇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학교급식실 작업 환경 개선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조리로봇 도입은 학교급식 현장의 안전과 근무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한 사례”라며 “조리종사자의 안전이 곧 학생들의 건강한 급식으로 이어지는 만큼 지속 가능한 급식 환경 조성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