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변수에 보수진영 부산시장 후보 잰걸음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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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 박형준 선거 캠프 준비
김도읍 내달 정책위의장직 고민
조경태도 내년 1월 입장 가능성
4선 이헌승·재선 박수영 하마평
개혁신당 정이한 본격 레이스 전망

여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혀 온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이면서 6개월도 남지 않은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부산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전 전 장관 논란으로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이 든 보수진영 후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르면 다음 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4일 부산 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독주를 달려온 전 전 장관이 돌연 암초를 만나면서 내년 부산시청 입성을 위한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2026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후보의 선전을 예측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3~14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부산시장 선거에서 어느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43.5%, 민주당 39.2%로 집계됐다. 이 밖에 개혁신당은 2.2% △조국혁신당 1.9% △진보당 1.2%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민의힘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우선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정무 라인 일부가 이르면 내년 1월 선거 캠프 구성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박 시장은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선거일 20일 전 후보 등록일에 맞춰 자리에서 물러났던 만큼 이에 맞춰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위해 정무직들의 단계적 퇴진을 구상하고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 전망이다.

또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의 행보에도 보수층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아직 김 의원은 부산시장 출마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박형준 시정에 대한 높은 부정 평가 비율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지층의 목소리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결국 1월 중 김 의원이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놓을 지의 여부가 관건이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산시장 도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같은 당 조경태(사하을) 의원도 다음 달에는 입장을 더욱 분명히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지난 3일 광주를 찾아 CBS 라디오에 출연, “부산 시민들께서 저한테 (시장 출마를 요구하는) 그런 목소리가 더 높아진다면 적극적으로 잘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더해 추가로 국민의힘 출마 희망자가 더 늘어 수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역 기반이 탄탄한 4선의 이헌승(부산진을) 의원과 행정 경험이 풍부한 박수영(남)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아울러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개혁신당에서도 부산시장 선거를 향한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 4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비공개 부산 일정에 동행했던 정이한 대변인도 1월을 기준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보수진영에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향한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지역 여권은 전 의원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산 민주당은 일제히 ‘전재수 옹호전’에 나서고 있지만 차선책은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찰이 전 의원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예측 불가”라면서 “다만 선거가 다가오는데도 ‘플랜 B’를 찾지 못하면 주도권은 야권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다만 정치 양극화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마냥 국민의힘 선전을 예측할 수는 없다”며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 없이 본선 후보를 선출한다면 내년 6월 3일 결과는 어느 누구도 속단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5.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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