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소비자 경제 심리’ 계엄 사태 이후 최대 낙폭
12월 CCSI 지수 2.5P 떨어져
“AI 재평가 등 대외 환경 불확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3.8원 내린 1,449.8원으로 3년 1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 경제 심리가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악화됐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정부 규제에도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11월(112.4)보다 2.5포인트(P) 떨어졌다. 비상계엄이 있던 지난해 12월(-12.3%P)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는 관세 협상 타결과 시장 예상을 웃돈 3분기 성장률 등의 영향으로 11월 2.6P 뛰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11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현재경기판단(89·-7P) 하락 폭이 가장 컸고, 향후경기전망(96·-6P)·가계수입전망(103·-1P)·생활형편전망(100·-1P)·현재생활형편(95·-1P)도 뒷걸음쳤다. 소비지출전망(110)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현재경기판단지수는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에 7P 떨어졌다”며 “향후경기전망지수의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인공지능(AI) 산업이 재평가되는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 관련 우려가 늘면서 6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121)는 2P 올랐다. 10·15 대책 등으로 11월(119) 3P 내린 뒤 한 달 만에 반등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한강 벨트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수준전망은 11월보다 4포인트 오른 102를 나타냈다. 최근 한은의 금리인하 종료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산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113.7로 전국 상황과 마찬가지로 전월 대비 2.5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에서는 전월 대비 1P 하락한 103으로 나타났으며 소비지출전망에서는 전월 대비 1P 상승한 111로 나타났다. 소비 항목별로는 의류비, 의료·보건비, 교양·오락·문화비 등은 하락했지만, 외식비와 주거비는 상승했다. 특히 물가수준전망지수가 5P 오른 146으로 나타나, 올해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