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청문회 불출석 결정 "비즈니스 일정 탓"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쿠팡 제공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국회 청문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불출석을 통보했다. 14일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7일 예정된 청문회에 김 의장과 박대준 전 쿠팡 대표, 강한승 전 대표의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했다.
최 위원장이 공개한 사유서에 김범석 의장은 "전세계 170여개 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비즈니스 일정 관계로 출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박대준 전 대표는 지난 10일 사임한 데다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다. 강한승 전 대표는 사임한 지 6개월이 지나 이번 개인정보 유출 건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청문회는 한국에서 근무한지 1주일 된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가 쿠팡을 대표하게 되면서 이미 빈껍데기'라는 평가가 나오게 됐다. 당초 이번 청문회는 개인정보 유출 경위를 비롯해 내부 보안관리 실태와 수사 진행상황, 정부의 제도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었다.
지난 10일 박 전 대표의 사임과 로저스 임시 대표 선임으로 쿠팡 안팎에서는 김범석 의장의 청문회 불출석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로저스 신임 대표는 쿠팡Inc.의 핵심 이너서클 내에서 김 의장과 긴밀히 소통한 '김범석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책임있는 답변이 가능하다는 기대감 이면에 김 의장의 '방패막이'라는 의심을 받았다.
이날 최민희 위원장은 "하나같이 무책임하다. 과방위원장으로서 불허한다"면서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한국 국민의 정보를 다루는 기업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정작 책임 지는 자리는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