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송창현 AVP본부 사장 사의
현대차그룹 미래차 R&D에 영향줄 듯
사퇴 배경 놓고 다양한 해석 나와
자율주행차 실적 내지 못한 책임론 등
현대차그룹 송창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개발의 핵심 역할을 했던 송창현 현대차·기아 첨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R&D(연구개발) 진행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송창현 사장은 현대차그룹 자회사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오늘 정의선 회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현대차그룹 AVP 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자신의 사퇴를 알렸다.
이어 “2019년 네이버를 그만두고 포티투닷 회사를 설립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현대차 인수 후에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수십조 원을 들이고도 실패했던 SDV 분야에 또 다른 도전을 이어왔다”고 했다.
또한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 소프트웨어 DNA를 심어 AI(인공지능) 기반 디바이스로서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도전은 정말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며 “보이지 않는 수많은 벽을 마주할 때마다 포티투닷 구성원들의 열정이 저를 버티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의 부재가 여러분들에게 잠시 혼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여러분들의 꿈을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언제 어디서든 여러분들이 만드는 혁신의 소식을 기다리겠다”고 독려했다.
포티투닷은 송 사장이 2019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에서 퇴사한 뒤 설립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자율주행 기술력을 기반으로 2022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됐으며, 송 사장은 포티투닷과 함께 그룹의 SDV 전환을 이끌어왔다.
현대차그룹 AVP본부는 현대차·기아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본부와 남양연구소 소프트웨어(SW) 연구 담당, 차세대 플랫폼 제품 개발 인력이 대거 포진한 조직이다. 차량 제어, 전자 개발, 인포테인먼트부터 자율주행까지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책임지는 핵심 조직이다. 지난해 초 이 본부를 신설하면서 송 사진이 본부장을 맡았다.
송 사장이 이번에 물러난 것을 놓고 그룹 안팎에서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SDV 전환 전략을 처음 공식화하며 AVP본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한데 따른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다. 실제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혼다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거나 실전 운영에 들어가면서 현대차그룹과 여러모로 비교가 됐다.
또한 최근 CES 2026 프로그램에서 AVP본부 발표가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 사장의 영향력 축소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5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16일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