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이 밀어 올리는 물가… 석유·농수축산물이 주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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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소비자물가 2.4% 올라
10월 이어 두 달째 가파른 상승
환율 오른 여파 점점 가시화돼
석유류·농수축산물 5%대 급등

11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4%를 기록했다.

8월에 1.7%까지 떨어졌던 물가 상승률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환율 영향이 크다. 환율로 인해 석유류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식품류 원자재 등 수입물가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에는 3개월 정도 시차가 있는데, 앞으로 물가를 계속 밀어올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보다 2.4% 올랐다.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2%)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어서 아직은 고물가를 언급하기 이르지만 환율 상승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6∼7월 2%대를 기록했다가 8월엔 1.7%로 내렸으나 9월 2.1%로 올라섰고 이후 두 달 연속 2.4%다.

품목별로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5.9% 뛰면서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경유(10.4%) 휘발유(5.3%)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국제유가가 바닥인데도 고환율로 국내 기름값은 꽤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5.6% 뛰며 물가상승세에 0.42% 포인트 기여했다. 수입 축산·수산물, 수입 과일이 환율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갈치(11.2%) 고등어(13.2%) 등은 수입산 가격이 오르며 10%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수입 농축수산물이 환율 상승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가공식품, 외식 물가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0% 상승했고,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2.9%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먹거리와 석유류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품목별 가격·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변동 요인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1월 부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역별로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다만 경남은 2.7% 올라 상승폭이 좀 컸다.

부산에서 1년 전보다 많이 오른 품목을 살펴보면, 농산물 분야에서는 쌀(23.7%) 돼지고기(7.8%) 사과(29.6%) 귤(22.4%) 등이 있다.

또 경유(11.2%) 휘발유(5.2%) 공연예술관람료(41.7%) 사립대납입금(5.5%) 치킨(6.1%) 삼겹살(외식 5.9%) 등이 많이 올랐다.

가격이 떨어진 품목도 있는데 무(-30.7%) 오이(-18.1%) 토마토(-13.3%) 파(-16.4%) 등이다. 유치원납입금은 99.9% 하락했는데 이는 7월부터 만 5세 유치원 보육비 전액 무상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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