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에 이공계 최상위권, 컴공보다 반도체 학과 쏠림 ‘뚜렷’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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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2026학년도 정시 모의지원 분석
반도체 계열 학과 경쟁률 57.3% 상승

해당 기사 내용을 활용해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이상배 기자 sangbae@ 해당 기사 내용을 활용해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이상배 기자 sangbae@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이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컴퓨터·소프트웨어(SW) 계열은 관심이 줄어든 반면, 올해 정시에서 반도체 관련 학과는 선호가 뚜렷하게 상승했다. 산업 전망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입시에 즉각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전문업체 진학사는 반도체공학(계약학과)을 운영하는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 등 5개 대학의 2026학년도 정시 모의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공학(계약학과)의 선호도가 전년도보다 크게 뛰었다고 26일 밝혔다. 모의지원은 수험생의 초기 관심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반도체 계열은 올해 모집 인원이 70명으로 전년 73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모의지원 건수는 1646건에서 2482건으로 50.8% 증가했다. 자연계열 전체 모의지원 증가율인 35.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모집 인원 대비 지원 규모를 나타내는 경쟁률 역시 같은 기간 22.55에서 35.46으로 57.3% 상승해 자연계 평균 상승폭(33.0%)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기존 이공계 선호학과로 분류됐던 컴퓨터·SW 계열(계약학과 제외)은 관심도가 감소했다. 5개 대학의 관련 학과 모의지원 건수는 전년 1899건에서 1508건으로 20.6% 줄었다. 모집 인원이 212명에서 222명으로 늘어난 점, 자연계 전체 모의지원이 35% 이상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 하락 폭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컴퓨터·SW 계열의 관심이 반도체 학과보다 높았지만, 올해는 모집 규모가 3배 이상 큰데도 모의지원 건수가 반도체 계열 학과에 뒤집히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 추진, 산업 전망, 계약학과 특유의 높은 취업 안정성이 선호도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반대로 컴퓨터·SW 계열은 IT 업계의 채용 축소와 생성형 AI 확산으로 개발 직무 구조가 재편되면서 전망 인식이 약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반도체 계약학과 경쟁률이 컴퓨터·SW 계열을 앞선 바 있어 변화 흐름은 이미 감지된 바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공계 최상위권 학과 선호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반도체 계약학과의 상승은 산업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고, 컴퓨터·SW 계열의 하락은 미래 불확실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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