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대신 정부가 돌려준 전세금 844억… 3년 2개월 만에 최저
HUG 전세금 보증 대위변제액
2022년 8월 이후 첫 800억 대
올해 보증사고액·건수 모두 줄어
부산 부산진구 일대의 오피스텔, 빌라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나라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3년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 대환 보증 기준이 높아지면서 전세사기 위험군의 만기 도래 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지난달 844억 원으로, 2022년 8월(833억 원) 이후 처음으로 8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지난달 HUG의 전세금 대위변제 건수는 2022년 9월(446건)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적은 461건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 액수·건수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보증사고 건수·액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전세금 보증사고액은 6월 793억 원, 7월 985억 원, 8월 741억 원, 9월 693억 원, 10월 745억 원으로 5개월 연속 1000억 원을 밑돌았다.
전세금 보증사고액이 1000억 원을 밑돈 것은 2022년 7월(872억 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전세금 보증사고 건수도 올해 들어 100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달 사고 건수는 401건으로, 2022년 6월(321건)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20년 4415억 원, 2021년 5041억 원, 2022년 9241억 원에서 2023년 3조 5544억 원, 지난해 3조 9948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세사기가 극성을 부리며 보증사고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1~10월 전세금 보증사고 액수와 건수가 각각 1조 816억 원, 5806건으로 급감했다.
무엇보다도 HUG가 2023년 5월 전세금 대환 보증 기준을 부채비율 100%에서 90%로 강화해 고위험군의 보증 만기 도래 금액이 감소했다는 점도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다 올해 전세보증 채권 회수율(대위변제액 중 회수한 금액의 비율)도 대폭 올랐다.
HUG의 전세보증채권 회수율은 2023년 14.3%, 작년 29.7%, 올해 들어 10월까지 74.5%로 폭등세다.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갚아준 주택을 직접 경매 낙찰받아 전세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과 HUG가 채권자로서 임차인의 대항력 포기를 신청해 낙찰자가 전세금을 인수하지 않는 인수 조건 변경부 경매 활성화가 영향을 끼쳤다.
HUG는 2021년 영업이익 4941억 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2428억 원으로 전환된데 이어, 2023년과 지난해 영업손실이 각각 3조 9962억 원과 2조 1924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1406억 원으로 대폭 감소한 상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