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압박 나선 국힘…“검사 압박 대통령이 주범 자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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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통령실 앞서 대장동 항소 포기 규탄
장동혁 “항소 포기로 7800억 원 날아가…진상 밝혀야”
이 대통령, G20 앞두고 중동 순방 출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를 두고 정부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 지도부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거듭 요구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했고, 필요할 경우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프리카·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와 소속 의원 40여 명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의 개입 가능성을 거듭 거론하며 국정조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범죄수익) 추징보전 해제, 배임죄 폐지, 공소 취소든 한 발짝만 더 나간다면 국민들은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실시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 전체가 범죄자들의 저수지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국민의 피눈물을 빨고 있다”며 “항소 포기로 국민의 7800억 원이 날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장동 일당은 뻔뻔하게 추징을 위해 보전했던 재산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대통령이라는 뒷배가 없다면, 용산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소위 성남시 수뇌부로 알려진 바로 그분이야말로 이번 항소 포기, 외압의 결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분”이라며 “더 이상 대장동 일당들이 그분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어졌고, 그간 있었던 진술도 변경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국정조사 방식과 주체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도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범여권 의석 우위를 앞세워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에서 검찰 내부 반발과 기소 과정을 포함해 항소 포기 과정 전반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외압 의혹 규명에 초점을 맞춘 여야 동수의 별도 특별위원회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검사장들의 집단반발 이후 일부 검사들을 평검사로 전보시키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검사장들이 항소 포기 사유라도 알려달라고 요구한 것을 민주당이 항명이라고 하며 징계와 수사를 언급하더니, 급기야 평검사로 강등시키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이 일이 실제 진행된다면 대장동 비리 사건 정점이 이 대통령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장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평검사 강등은 결국 대통령의 결재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검사 강등’ 문제는 정부에 불리한 검사들을 ‘입틀막’ 하려는 오만한 시도”라며 “본인들에게 불리한 일을 하면 모두 좌천시키겠다는 잘못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법무부·대검찰청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규탄 메시지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 가능성도 열어 둔 상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부터 7박 10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를 순방한다. 첫 방문지인 UAE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인공지능(AI)·방위산업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이집트로 이동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카이로대학 연설에 나선다.

이어 22∼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요 세션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방문지인 튀르키예 앙카라로 이동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MOU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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